2020.02.14 꼬인 학사일정에 中 유학생까지‥대학가 혼란

2020.02.14 꼬인 학사일정에 中 유학생까지‥대학가 혼란

서현아 기자 안녕하세요 용경빈 아나운서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학들이 대부분 개강을 연기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더 복잡한 문제들이 생기고 있나 봅니다 서현아 기자 개강을 연기하더라도 지켜야 할 수업일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고등교육법에 따라 대학들은 적어도 1년에 30주 이상 수업을 해야 합니다 사정이 있다면 2주까지 수업일수는 줄일 수 있는데, 최소 수업시간은 지켜야 합니다 학점당 15시간인데요 개강을 미루면서 수업일수를 맞출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종강을 같이 미루는 거겠죠 그러면 보통 6월 중순으로 되어있는 종강이 7월까지 밀리고, 방학이 줄어듭니다 행정적으로는 상대적으로 간편한 방법이지만, 학생들 삶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합니다 보통 군 입대나 어학연수, 인턴십처럼, 어쩌면 그 학생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계획들을 종강 일정에 맞춰 짜놓는데, 이게 줄줄이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학사 일정이 줄줄이 꼬이면서 부작용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는 건데, 이걸 보완할 대책은 없습니까 서현아 기자 개강을 미루면서, 종강은 계획대로 간다 대안은 두 가집니다 먼저, 학기 중 수업일수를 늘리는 겁니다 야간이나 주말, 공휴일 등을 이용할 수 있겠죠 실제로 인하대가 개강을 2주 미루는 대신, 개강한 뒤 5주 동안 토요일마다 보강을 해서 수업일수를 메우겠다는 대책을 내 놨습니다 학생이나 교수진들 반응, 예상하시는 대로 좋지가 않습니다 또 다른 방법이 학교에 꼭 그날, 그 시간에 가지 않아도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하는 겁니다 온라인 수업이죠 원래 전체 수업의 20% 안에서 하도록 되어있는데, 교육부가 이 제한을 이번 학기에 한해 풀어줬습니다 성균관대는 개강하고 1-2주 동안은 모든 과목을 온라인으로 수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과목 수가 무려 4천 200개입니다 성균관대의 경우 지난해부터 개강 직후 오리엔테이션 기간엔 온라인으로 많은 강의를 체험해보도록 인프라를 구성을 해 놨기 때문에, 이게 가능한 건데요 이런 시설과 환경을 갖춘 대학이 사실 많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대부분의 대학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속앓이만 하고있는 실정입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개강을 미루면, 등록금은 내려줍니까 서현아 기자 아직 그렇게 하겠다는 대학은 없습니다 수업 일수는 유지를 하기 때문인데요 다만 개강 일자에 맞춰 등록금 납부 기한은 연장을 해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대학들 입장에선 일단 당면한 문제가 중국인 유학생들 아니겠습니까 이제 곧, 7만 명이 유학생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대학가 분위기 어떻습니까 서현아 기자 한 마디로 비상입니다 제가 이번 주에 서울 대학가를 계속 취재했는데, 노심초사, 폭풍전야, 긴장, 이런 단어를 어느 때보다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서 어제 유은혜 사회부총리도 대학 현장을 전격 방문했습니다 예정에 없던 일정을 급하게 잡아서, 오후엔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 대학 두 곳을 둘러봤고요 오전엔 17개 시도지사들을 모두 모아 관련 대책을 당부했습니다 그만큼 정부도 이 사안을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7만 명에 달하는 유학생들을 수용할 시설, 관리할 인원, 다 부족합니다 중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은 경희대의 경우, 유학생은 3800명인데 기숙사는 216실입니다 그럼 대부분의 학생은 주변 원룸가를 떠돌 수밖에 없는데요 전화로 관리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고, 중국 학생들을 안 받겠다고 하는 숙박시설도 많기 때문에 대학이나 유학생들 모두가 난감한 상황입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정부가 긴급 예산을 편성하고 지자체와 협업하는 등 대책을 내 놨다고 하는데요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서현아 기자 전국의 지자체들이 소유하고 있는 시설들, 예를 들면 연수원 같은 곳이 있습니다 교육부가 이 시설을 중국인 유학생들이 쓸 수 있게 해 달라고 어제 요청을 했는데요 개강연기로 좀 분산이 되긴 했다지만, 7만 명의 유학생을 다 수용하기엔 아무래도 한계가 있습니다 시설만이 문제가 아니라, 이들을 일정 기간 격리하기 위해선, 방역물품은 물론, 식사나 생필품을 지원해야 해서 예산 문제도 만만치 않은데요 실제로 어제 부총리가 대학 현장을 점검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민원도 ‘도시락을 살 돈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당정 협의로 긴급 예비비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인데, 당장의 불을 끌 수는 있겠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가 문제입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교육부 지침에 의해 대학들이 졸업식도 다 취소를 한 상황인데,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이제 와서 축제나 집단행사를 취소할 필요는 없다고 권고를 했다고요 이게 또 다른 혼란을 일으키진 않겠습니까 서현아 기자 교육부가 지난달 말, 공식적으로 전국 대학들에 집단행사 자제를 권고했습니다 이미 많은 대학들이 졸업식과 입학식 같은 행사들을 다 취소한 상태인데요 그런데 중수본이 최근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면서, 다시 필요한 행사들은 다 해도 된다고 지침을 내렸습니다 임산부나 노약자 정도 주의하고, 방역만 제대로 한다면 괜찮다는 건데요 아까 대학가 상권이 죽어가는 뉴스도 보셨습니다만, 경기가 워낙 어렵다보니, 이를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교육부도 행사 자제령을 일부 손질해서 다시 대학들에 지침을 내릴 계획인데요 입학식의 경우 아직 준비할 시간이 남아있지만, 졸업식은 현실적으로 어렵죠 대학들도 오랜 고심과 학내 의견 수렴을 거쳐 취소한 행사들을 이제 와 다시 열기에도 한계가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 학생들은 당분간 아쉬운 상황을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