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담사 사찰기행_한용운의 민족혼과 전두환 전대통령의 흔적
2024년 10월 청량한 가을빛이 쏟아지는 어느 행복한 날에 백담사를 찾았습니다 백담사는 내설악에 있는 대표적인 절로 가야동 계곡과 구곡담의 맑은 물이 합쳐지는 백담계곡 위에 있습니다 설악산 자락에 깊숙이 묻혀 있는 작은 사찰이였던 백담사는 전직 대통령이 세상을 피해 머무르며 명소가 된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소수의 사람들만이 찾아들었던 백담사는, 백담휴게소에서 많은 순례객을 태운 셔틀버스가, 계곡을 끼고 좁은 산길을 오가며 장사진을 이루는 곳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일찍이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다녔던, 청년스님 한용운이 득도한 절이기도 합니다 일제의 민족 침탈에 항거하여 민족독립운동을 구상했던, 만해 한용운 선생의 '님의 침묵' 이 만들어졌고, 불교유신론을 제창하여 근본을 잃어가던 우리 불교를 민족불교로 발전시킨 만해의 사상이 시작된 곳이기도 합니다 만해기념관에 들어가면 그의 자료가 가득하여 한용운의 종교적 해탈과 독립에 대한 혼을 느낄 수 있습니다 28세에 백담사에서 불문에 귀의하여 65세에 중풍으로 입적할 때까지 민족의 독립과 불교유신 그리고 자유문학의 3대 사상가로서 절의 행적을 남겼습니다 만해는 39세 12월 3일 밤 10시경, 백담사 오세암에서 참선을 하던 중, 갑자기 분 바람에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때의 오도송입니다 ‘사나이 가는 곳이 바로 고향인 것을, 나그네 인생 시름 속에 길이 갇혔나, 깨달음의 큰 소리를 질러 삼천세계 뒤흔드니, 눈 속에 복사꽃은 붉게 붉게 피네 ’ 백담사 극락보전에 주불로 봉안되어 있는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1748년(영조 24)에 조성된 보물로, 북강원도 평강군 운마산 보월사에서 만들어졌는데, 백담사로 옮겨져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목불좌상은 서방 극락세계에 살면서 중생을 위해 자비를 베푼다는 아미타불을 형상화한 것으로, 머리에는 작은 소라 모양의 머리칼을 붙여 놓았으며, 정수리 부분에는 상투 모양의 머리, 육계가 큼직하게 솟아 있습니다 두 손은 시무외인[施無畏印]과 여원인[與願印]에 엄지와 중지를 맞댄 하품중생인(下品中生印)을 짓고 있고 두 발은 결가부좌하고 있습니다 또한, 불상과 함께 발견된 복장유물로, 불상 제작에 대한 한글발원문과 1748년에 만들어진 노란색 삼회장 저고리(卍字小花紋黃緞三回裝赤古里)가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극락대전 왼편의 화엄실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기거했던 방으로, 은거 당시에 사용했던 옷가지들이 걸려 있습니다 그는 만 49세에 5 18이라는 씻을 수 없는 피와 통한의 역사를 남기고 천하를 손아귀에 쥐었습니다 그리고 긴 재임기간 동안 긍정적 치적도 많지만, 인생의 절반을 국민적 저항과 증오 속에 살다가 90세에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사망합니다 그 피맺힌 5 18의 한을 수많은 사람들이 문학과 예술로 풀어냈는데, 최근에는 그 아픈 역사를 소설로 승화시킨 한강 작가가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했습니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한 역사적 상처와 인간의 고통을 심도 있게 다룬 장편소설입니다 2014년에는 이 소설이 만해 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백담사에서 전혀 상반된 역사를 살다간 두 인물의 흔적과 체취를 느끼며 아름다운 가을 산의 풍취에 취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백담사#한용운#전두환#윤여환#한강#소년이온다#노벨문학상#오세암#오도송#만해#님의침묵#목조아미타여래좌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