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아지는 ‘습한 폭염’ 대책은? / KBS  2024.06.20.

잦아지는 ‘습한 폭염’ 대책은? / KBS 2024.06.20.

[앵커] 이처럼 습한 폭염이 잦아지면 온열 질환자가 늘어나진 않을지 우려가 커지는데요 사회부 최위지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더 나눠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더위 하면 기온부터 떠올리기 마련인데, 습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같은 기온이더라도 실제로 느껴지는 온도는 더 시원하거나 더울 때가 있는데요 기온과 체감온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겨울에는 바람이 불면 기온보다 체감온도가 낮아 더 춥게 느껴지죠 여름에는 습도가 체감 온도를 끌어올립니다 예를 들어 기온이 33도인 날 습도가 50%면 체감 온도도 33도지만, 습도가 70%로 올라가면 체감 온도는 35도까지 높아집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말씀드렸듯이 2000년대 후반부터 기압 변화로 습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더 많이 유입되고 있는데요 특히 부산은 해안을 끼고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습도가 높습니다 이 때문에 기온만으로는 폭염 피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어, 기상청도 지난해 5월부터 습도를 고려한 체감 온도를 기반으로 폭염 특보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앵커] 체감 온도를 기준으로 한 폭염 특보가 도입된 이후 어떤 변화가 있나요? [기자] 이전에는 푹푹 찌는 더위가 심한데도 폭염 특보가 내려지지 않는 경우가 간혹 있었습니다 기온은 특보 기준에 미치지 않지만,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가 기온을 훨씬 웃돌았기 때문인데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최근 습한 폭염이 계속되고 있고, 습도가 높은 날 온열 질환자가 많이 발생하기도 하잖아요 온열질환 등 폭염 피해를 줄이려면 폭염 특보를 적기에 내려 주의를 당부하는 게 중요한데요 이 때문에 기상청이 2020년부터 3년간, 체감 온도를 기준으로 33도 이상인 경우 폭염주의보, 35도 이상인 경우 폭염경보를 내리는 새로운 특보 체계를 시범 운영했습니다 그랬더니 폭염 피해가 집중되는 7~8월에 특보 발표 횟수가 늘었고, 비교적 피해가 적은 6월과 9월에는 발표 횟수가 줄었습니다 [앵커] 앞으로도 우리나라에선 습한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요? [기자] 네, 습한 폭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면 대기가 수증기를 더 많이 머금기 때문입니다 또, 6월이나 7월에 발생하는 습한 폭염이 더 일찍 나타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옵니다 5월부터 이미 육지가 데워져 수분을 빨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연중 습한 폭염이 나타나는 날이 많아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부산의 경우 해안가에서 불어오는 해풍을 따라 수증기가 많이 유입되는데요 이 공기가 산을 넘으면 건조해지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해운대구나 강서구 등은 습한 폭염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 폭염 피해가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겠단 걱정이 생기는데, 대책은 없을까요? [기자] 습도는 기온에 비해 예측도 어렵고, 관리하기도 까다롭습니다 실내에서는 선풍기를 틀어 공기를 순환시키고 제습기를 이용해 공기 중 습기를 제거하기도 하는데요 습한 폭염이 심하고, 오래 이어질 때는 이마저 쉽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습도는 기온과 연관이 있는데요 이대로 지구 온도가 계속 높아지면 습도 상승을 막을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탄소 배출을 줄여 지구 온난화를 더디게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대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하고 있고요 당장은 여름철, 기온뿐 아니라 습도를 고려한 폭염 피해 예방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