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4 25 아프리카 자동차여행 모로코 25편2019 01 20~27 사피
모로코 사피에서 6일 동안 체류하며 살아보기를 했습니다. 저렴한 물가와 화창한 날씨에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모로코여행 #아프리카자동차여행 #사피여행 #차박여행 20일(일) 흐리고 비 아침에 일어나니 하늘에 구름이 잔뜩 흐리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곧 비가 올 것 같은 낌새가 있어 우리는 짐을 챙겨 사피로 출발하기로 했다.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피터와 브라디슬라바 커플의 캠핑카로 가니 아직 자고 있는지 조용한데 개가 짖으면서 창문으로 피터가 손을 흔든다. 조금 기다리니 두 사람이 나와서 우리 차를 구경하고 싶다고 한다. 테식이의 구석구석을 보여주니 작은 차에 모든 것이 다 있다며 감탄을 한다. 피터가 우리에게 샤워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서 그냥 휴게소의 유료 샤워실을 이용한다고 하니 갑자기 자기 차로 가서 스위스 군용이라며 튼튼한 고무로 만든 야외샤워기를 가지고 와서 선물한다. 미리 물을 담아 차에 걸어두면 햇볕으로 따뜻하게 물이 데워져 야외에서 간편히 샤워할 수 있다고 한다. 하룻밤에 정이 많이 쌓인 모양이다. 이런 좋은 장비까지 선뜻 선물을 하니... 독일 맨하임에서 꼭 다시 만나자고 하며 아쉬운 작별을 했다. 해변을 따라 북상 중 작은 도시 소우이라 케디마(Souira Kedima) 해안에 주차하고 해변을 구경하고 카페에서 쉬었다. 다시 북상하여 사피의 호텔 앞에 주차하고 카페로 들어가서 노트북을 펼치는데 밖에 소나기가 쏟아진다. 거의 두 달 만에 쏟아지는 비를 본다. 지중해가 가까워지는 것을 느낀다. 카페의 와이파이를 이용하여 밀린 3개월 치의 사진을 업로드하고 ‘세계테마기행’과 ‘’걸어서 세계속으로‘ 동영상을 다운 받기 시작했다. 느린 와이파이와의 투쟁이 시작됐다. 아마 열흘쯤 걸릴 것 같은데 작업을 체크하면서 여행계획을 재검토하고 수정하는 작업도 해야 하니 마냥 기다리지는 않아서 참을 만하다. 21~22일(월~화) 조금 흐리다가 다시 맑은 날이 계속 됨. 계속하여 호텔 카페에서 컴 작업. 하루 종일 노트북 화면을 보고 있으니 눈도 침침하고 머리도 좀 아파서 잠깐씩 시내를 걷다가 작업을하며 휴식. 23일(수) 맑음. 호텔 카페에서 커피나 쥬스를 두 잔 시켜 먹고 하루 종일 전기와 와이파이를 사용하니 주인이 좋아하지 않는다. 시내 투어를 하고 카페도 옮기기로 했다. 사피는 아주 오래된 도시라고 한다. 바닷가에는 튼튼한 성벽이 유물로 남아있다. 성벽에 오르고 동네를 산책하면서 오전을 보냈다. 동네의 작은 운동장에서는 젊은이들이 축구를 하고 있는데 기교가 좋고 몸놀림이 빠르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하는데 모로코에서는 축구가 절대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카페나 식당의 TV에서는 하루 종일 축구 경기를 틀어 놓고 있다. 그리고 동네마다 빈터에서는 모두 축구 경기를 하고 있다. 와이파이가 대체로 빠른 깔끔한 카페 앞에 주차하고 오후부터 또 사진 올리기, 동영상 다운받기, 여행지 정리를 하면서 지냈다. 저녁에는 인근 시장을 구경하며 양머리고기 수육을 사서 빵과 함께 저녁을 먹고 골목길에 주차하여 차박했다. 도시의 골목길이나 주차할 만한 곳은 모두 노란조끼를 입은 주차 안내원이 상주하여 도로에 주차를 해도 얼른 달려와서 안내해주고 차의 안전을 봐준다는 명목으로 수고비를 받는다. 하룻밤 차박에 10디렘을 주기로 하고 주차했다. 24일(목) 맑음. 며칠 간 같은 패턴으로 하루 종일 카페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고 시간을 보냄. 저녁 무렵 시장에서 꼬치구이로 저녁을 먹고 열쇠복사 집에서 금고 열쇠를 복사하다 드디어 우리도 시련을 만났다. 한국을 떠날 때 자동차 키와 리모콘 키, 금고 키를 하나씩 여분으로 준비하여 떠났는데 프랑스에서 내가 여분의 키 세트를 분실하는 사고를 쳐서 키가 전부 하나씩뿐이었다. 만약 다시 분실하면 차를 움직일 수도 없는 낭패를 당하게 되어 늘 불안했었다. 페스 시장의 열쇠점에서 차키를 복사하려고 맞는 것이 없어 못하였다가 마침 이 곳 시장에서 열쇠점을 발견하고 하루 전 자동차 키를 복사했는데 차 문이 잘 열렸고 시동도 걸렸다. 오늘 내친김에 금고열쇠도 복사하려 갔다가 무심코 열쇠 3개가 걸린 고리세트를 열쇠공에게 넘겨주고 복사를 했는데 나중에 돌려받아보니 리모콘 키가 없다. 보고는 있었지만 이야기를 나누느라 잠시 방심한 사이 리모콘을 빼 간 것 같았다. 열쇠공 아재에게 이야기하여 찾아 달라고 하니 이 아재는 원래 두 개만 달린 것을 받았다고 발뺌을 한다. 아니라고 하면서 같이 온통 잡동사니 투성이 좁은 가게를 찾았지만 실수로 빠뜨렸다면 떨어져 있어야 할 리모콘 키가 없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전등을 켜서 열쇠를 찾기 위한 소동이 벌어지고 나중에는 혹시나 하여 차까지 걸어가서 주위를 확인해 봐도 거기는 당연히 없다. 열쇠공 아재가 우리를 도와준답시고 차에 까지 같이 왔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차량 위치를 확인하여 리코콘으로 차량 절도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의심이 되었다. 리모콘 키로 잠근 차 문을 자동차 키로 여니 경고음이 계속 발생하며 시동도 걸리지 않는다. 정말 황당하고 당황스러웠다. 복사할 금고 열쇠만 뽑아서 주지 않은 멍청한 짓에 후회가 되고 화가 났다. 결국 어떻게 할 방도가 없어 열쇠공 일행들은 내일 다시 와서 시동은 걸리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돌아갔다. 차 안에 앉아서 조금 안정을 되찾아 인터넷으로 이런 경우의 대책을 검색해보니 자동차 키로 ON 상태에서 30초간 있으면 리모콘 키로 잠근 자동안전장치가 해제된다고 한다. 따라서 해보니 정말 해제가 되어 문을 열어도 더 이상 경고음이 발생하지 않고 시동도 걸린다. 휴~ 살았다 싶다. 차를 조용한 곳으로 옮겨서 잤다. 25일(금) 맑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국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해서 문의했다. 장비가 있는 정비센터로 가서 자동차에 장비를 연결하면 리모콘 키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다행이다~ 비용은 좀 들겠지만 모로코에도 도시마다 현대자동차대리점과 정비센터가 있으니 큰 도시의 센터로 가면 해결될 것 같다. 다시 두 개를 만들어 정말 잘 보관해야겠다는 각오가 단단해진다. 뭐든 당해봐야 정신을 차리지~ 저녁에는 하맘에서 목욕. 하루 종일 카페에서 컴작업... 26일(토) 맑음, 오늘도 카페에서 컴작업을 하다 오후에 시장으로 가는 도중 레스토랑에서 처음 보는 모로코 음식을 먹고 있는 젊은 사내 두 명을 만났다. 인사를 하며 음식 이름을 물어보니 선뜻 숟가락을 가져오며 먹어 보란다. 국물이 없는 수제비 같이 넓은 밀가루 국수 위에 닭고기와 콩을 얹은 음식인데 맛이 괜찮았다. 정식 이름은 들었는데 기억이 안 나고 별칭이 뜨리하고 하는 모로코 전통음식이다. 결국 같이 앉아서 뜨리도 먹고 민트티도 대접받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바라는 젊은이는 영어도 잘 하고 상당히 똑똑해 보인다. 사피 시장을 보좌하여 이동차로 무료의료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고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사내의 이름은 잊었는데 병원차를 운전하며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길에는 커다란 트럭이 주차되어 있었는데 안에 의료장비가 설치되어 있고 의사와 간호사가 동승하여 지방으로 의료봉사활동을 다닌다고 한다. 차량과 운영비는 아랍에미리트에서 지원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같이 사진도 찍고 왓쯔업(우리나라의 카카오톡처럼 유럽, 아프리카에서 많이 쓰는 메신져)의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시장에서 빵 10개, 우유 6통, 귤 2kg, 소고기 2kg, 면봉을 샀다. 귀를 후비기 위해 한국에서 가져온 면봉이 떨어져 유럽에서 구해보려고 해도 모두 플라스틱 면봉뿐이라 쉽게 구부러져 쓸모가 없었는데 모로코의 시장에서 드디어 나무 면봉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두 통을 얼른 샀다. 염소 고기를 사서 한국의 염소탕처럼 끓여 먹으려고 했는데 구글번역기로 염소고기를 아랍어로 번역하여 고기 파는 아재에게 보여주었는데 알았다고 해놓고 소고기 같아 보이는 고기를 주었다. 지나가는 모로코 학생을 통역으로 알아보니 소고기가 맞다. 연유를 알아보니 이 아재 까막눈이라 글자를 못 읽은 것이다. 그런데도 아는 척하며 엉뚱한 짓을 한 것이다. 참 나... 이미 썰어놓은 고기를 어쩔 수 없어 결국 염소탕 대신에 소고기 수육을 먹게 되었다. 근데 결과적으로 오히려 잘 된 것 같다. 푹 고은 소고기가 부드럽고 구수하여 맛있다. 오랜만에 소고기 국물과 수육으로 만족스런 저녁을 먹었다. 진작 이런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하고 소고기를 구워먹었는데 질겨서 별로 맛을 느끼지 못했었다. 소고기 2kg에 140디렘(16,600원). 적어도 4끼를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정말 저렴하게 소고기를 먹는다. 저녁을 먹고 쉬고 있는데 오래된 벤츠를 탄 일가족이 내려서 집으로 들어가다가 그 중의 아가씨가 우리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한다. 깜짝 놀라 물어보니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여 한국말도 조금 한다고 하면서 몹시 반가워한다. 조카라는 꼬마 둘도 아주 귀엽다. 한류가 모로코까지 많이 퍼져있을 줄은 몰랐는데 뿌듯하다. 27일(일) 맑음. 아침에 소고기를 끓여 식사를 하고 있는데 어제 그 벤츠 가족이 나들이 준비를 하고 내려온다. 아이들이 하도 귀여워서 한복모형 휴대폰 고리를 하나씩 주고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족은 노부부와 딸 둘, 큰 딸의 아들과 딸이었다. 여기에 사는 것이 아니고 카사블랑카에 살며 오늘 마라케시로 여행을 가서 내일 쯤 집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작은 딸이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을 즐겨보고 방탄소년 등 나도 모르는 가수들 이름을 들먹인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결국 왓츠업 연락처를 주고받으며 카사블랑카에 오면 꼭 집에 방문해 달라고 초청을 받았다. 모로코인의 초대를 받기는 처음이다. 오후 4시까지 카페에서 컴작업을 하며 여행 계획을 많이 수정했다. 테식이의 나이와 도로사정, 경비 등을 고려하여 결국 어려움이 많은 아프리카 종주는 포기했다. 대신 다음으로 미루었던 영국과 아일랜드, 아이슬란드를 추가했다. 까르네 문제로 망설이던 이집트와 이란도 가기로 했다. 이집트는 비행기로 가서 배낭여행을 하고 이란은 후세인 까르네를 받아 테식이와 함께 가기로 했다. 체첸공화국 등 러시아 영토인 북코카서스도 가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