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교회가 펼쳐온 '통일운동'
이어서 평화통일을 향한 한국 교회의 노력을 정리해봤습니다. 한국교회는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주일' 외에도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오랫동안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최경배 기잡니다 해방 이후 빈민운동과 인권운동 그리고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한국 교회는 1980년대부터 한반도 통일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 광주 민주항쟁을 겪으면서 남북 분단 상황에선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고민이 싹텃고, 이후 민주화와 통일을 중요한 선교 과제로 삼게 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통일에 대한 논의가 금기시되던 독재시절이었지만 한국 교회는 통일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1981년에 열린 한독교회협의회에서 통일 논의가 처음 시작됐고, 세계교회협의회, WCC가 1984년 주최한 일본 도잔소 모임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남 북 교회는 물론 세계 교회가 나설 것을 결의했습니다. 한국 교회는 이어 1986년 스위스 글리온에서 북한 교회 대표와 처음 만나 성찬식을 가졌고, 1988년 우리 사회 통일 논의의 상징적 사건인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 일명 '88선언'을 발표했습니다. 88선언은 남북 분단 고착화에 동조한 교회의 잘못을 회개하고 민족 통일이 한국 교회의 선교과제임을 교회 안팎에 천명한 역사적 선언문으로 기존의 통일 원칙이었던 자주, 평화, 민족 대단결 3원칙 외에 인도주의와 민중의 통일논의 참여 원칙을 포함시켰습니다. (cg-OUT) 이념 대립이 컸던 당시 시대 상황에서 이처럼 통일 운동을 주도한 이들은 주로 진보적 성향의 교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한국 교회는 진보와 보수를 떠나 민족의 통일을 교회의 선교적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보수적 복음주의 교회들의 통일 운동 참여는 남북나눔운동을 통해 인도적 대북지원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 사이 남북 대화가 단절됐을 때, 복음주의권 교회들은 이전과 달리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기보다 대북 인도적 지원을 요구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한 목소리로 펼치는 통일운동은 한반도에 생명과 평화를 싹틔울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