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K] 전 세계가 “의료진 모자라” 아우성…해법 있을까? / KBS  2023.07.14.

[글로벌K] 전 세계가 “의료진 모자라” 아우성…해법 있을까? / KBS 2023.07.14.

어제부터 우리나라 보건의료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서,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죠 노조는 만성적인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닙니다 잘 사는 나라, 못 사는 나라 할 것 없이 의료 위기가 커지고 있는 현실을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인도네시아는 자국민 의사가 너무 부족해서 외국인까지 끌어들이고 있다고요? [기자] 인도네시아 의회가 지난 12일 의료법을 개정해 외국인 의사의 개업을 더 쉽게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기존에는 의료 면허 발급을 의사협회가 내줬는데, 법을 바꿔 그 권한을 정부로 옮긴 건데요 인도네시아 정부는 외국인 의사도 5년 이상의 경력만 있다면, 일정 수준의 역량 평가를 통과해 개업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인도네시아 의사들은 이런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며 대규모 총파업도 예고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의회와 정부가 법 개정을 밀어붙인 이유는 인도네시아 의사 수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인도네시아 의사 수는 인구 만 명 당 6명에 불과하다고 하는데요 외딴 지역에서는 의사 얼굴을 보기 위해 몇 달씩 기다려야 하고, 결국 해외로 원정 치료를 받으러 떠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인도네시아 의사 : "환자가 너무 많습니다 의료진들의 능력을 초과합니다 근무할 때마다 제 체력의 2~3배를 쓰고 있습니다 "] [앵커] 우리 나라도 요새는 대학 병원 가려면 몇 달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 마냥 남 일 같지는 않게 느껴지네요 그런데 이런 의료진 부족 문제가 선진국들도 마찬가지라면서요? [기자] 미국의 경우 앞으로 10년쯤 뒤엔 의사가 13만 명 가까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미국 의과대학협회가 2021년에 관련 보고서를 내놨는데, 2034년까지 의사 수가 3만 7천 명에서 많게는 12만 4천 명 까지 부족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의료진 숫자만 줄어드는 게 아니라 대도시로의 쏠림 현상도 갈수록 심해진다는 건데요 '타임'지는 "시골이나 소도시의 지역 병원부터 의료진 부족의 타격을 입게 되고, 결국 이 지역 사람들은 응급실에 실려 갈 때까지 의사 진료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질병을 다루는 최악의 방향으로 가는 셈"이라고 짚었습니다 [앵커] 의료진 수도 부족하고 그마저도 대도시로 쏠리고 있는 상황, 우리나라랑 거의 똑같은데요 [기자] 문제의 원인이 같기 때문입니다 미국 의과대학협회가 어떤 과목 의료진이 가장 부족해질까 봤더니, 특히 신경과와 중환자 치료, 정신의학과에서 손이 부족해질 거로 예상됐습니다 모두 노인 질병과 연관이 깊죠 결국 많은 국가가 비슷한 의료 위기를 겪게 된 배경에는 고령화라는 같은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고령화는 의료 수요를 늘릴 뿐 아니라 의사 공급이 줄어드는 속도를 빠르게 한다는 문제도 있다면서요? [기자] 미국은 2031년이 되면 현역 의사 5명 중 2명 65살을 넘기게 될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갑자기 많은 의료진이 은퇴로 대거 빠지게 되는 거죠 고령화가 심한 또 다른 선진국, 프랑스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폴리티코가 지난해 11월 프랑스 르비간 이라는 한 시골 마을 병원 사례를 보도했는데, 이 병원은 은퇴를 앞둔 지역 의사 3명을 대체할 인력을 찾고 있지만, 5년 동안 지원자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팬데믹 기간 업무 과다에 시달린 의사들이 전보다 조기 은퇴를 선호하게 된 것도 이런 현상을 가속화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의료진 숫자도 늘리면서 동시에 의료 격차도 해결해야 하는 건데, 해법이 있을까요? [기자] 간단치는 않은 문제지만, 시도해볼 만한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일단 의료진 수를 절대적으로 늘리려면 그만큼 자금이 필요하고, 이 재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는 게 중요하겠죠 그 방편 중 하나로 의대 학자금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게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일단 능력 있는 의료진을 많이 배출하는 게 중요하고, 이를 위해선 학비부터 발목을 잡아선 안된다는 겁니다 미국 LA는 2018년부터 LA 내 취약 지역에 더 많은 의료진을 공급하기 위해, 신임 의사들에게 장학금을 주거나 대출금을 갚아주는 등 다양한 정책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의 성공 사례도 눈여겨볼 만 한데요 5년이나 지역 의사를 구하지 못했던 병원에 올해 초 의사 2명을 데려왔는데, 일자리와 거주, 자녀교육과 돌봄 인력까지 종합적으로 보장해 줬습니다 [호주 의사 : "저의 첫 번째 목표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었어요 저는 특수아동을 키우고 있어서 건강 지원이 중요해요 "] 가능한 범위 안에서 원격 의료를 확대하고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 KBS 기사 원문보기 : ▣ 제보 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홈페이지 : ◇ 이메일 : kbs1234@kbs co kr #의료진부족 #의료법 #보건의료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