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의 가을
호수에 비친 가을 향기 부딪끼며 보내는 하루해는 길기만 한데, 한 달은 성큼 지나가고, 한해는 소리조차 내지 않고 곁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호수에 물오리조차 저마다 제 살길을 찾아 바쁘게 움직이는 계절, 지금까지 무엇하며 살아왔는지 물음표만 가득 던지는 이 길은 늘 아득했다 내일이 되면 과거가 될 오늘을 후회하게 될까 시간의 경계를 하염없이 서성인다 사방에 고요함, 외로움들은 어쩌면 그렇게도 닮아있는지 순간 물안개처럼 추억들이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