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화장실 모래를 먹는다면? [김집사의 고양이 배변교실4]
고양이가 모래를 자꾸 먹어요 괜찮을까요? 생각보다 전시회장에 가면 고양이가 모래를 먹는데 괜찮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밥처럼 먹는다고도 하는데요 과연 고양이가 모래를 먹는데 괜찮을까요? 고양이가 음식이 아닌 이 물질을 먹는 행동을 '고양이 이식증(Pica)'이라고 합니다 주로 비닐, 실, 종이, 플라스틱, 캣글라스 등을 먹는 경우가 많죠? 아깽이는 처음 새로운 모래를 만나면 모래에 호기심을 보이다가 몇개 먹어보는 경우가 있지요 사실 새끼 고양이는 보이는 걸 모두 한두번씩 먹어보는데요 따라서 이식증 수준인지 그냥 호기심인지 판단해 주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모래를 조금 먹어보고 나서 흥미를 잃고 행동을 멈추지만 소량을 꾸준히 먹는 아이들도 있고 생각보다 많은 양을 자주 먹는다는 집사님 얘기도 들었습니다 이식증 수준이면 동물병원에 가봐야 할텐데요 이식증은 스트레스도 원인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과연 고양이 모래 , 먹어도 괜찮을까요? 어떤 성분의 고양이 모래를 먹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의 고양이 모래는 천연물질이기 때문에 깨끗한 상태라면 조금 섭취해도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제일 보편적인 고양이 모래인 '벤토나이트'는 토목공사의 방수제나 주물제작에 사용되는 광물이지만 화장품, 알약, 사료와 같은 식품에도 첨가제로 사용하는 천연물질이기 때문에 맛을 보는 정도라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최근 사용량이 늘고 있는 '카사바모래'나 '두부모래'의 경우 벤토나이트보다 고양이가 먹는 경우가 더 흔한데요 두부모래는 '콩비지'가 원료고 카사바모래는 옥수수 전분과 카사바 전분이 원료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식물성 모래의 원래 컨셉 자체가 먹어도 안전한 제품을 추구한 것이기 때문에 소량 섭취할 경우 큰 문제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저가 두부모래나 저가 벤토나이트의 경우 색소와 향기, 방부제와 합성수지가 첨가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두부모래를 수입해 보려고 해외 두부모래 공장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요 공장 투어하다가 담당자가 만약 먼지가 없고 굳기가 좋은 두부모래를 만들어달라고 하면 합성수지를 섞어야 한다고 말한적이 있습니다 또 두부모래는 탈취가 약하기 때문에 향을 세게 써야 한다고도 말했는데요 합성수지와 향신료는 모두 안전한 제품을 쓰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왠지 천연을 추구하는 두부모래의 컨셉과는 맞지 않는 것 같아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따라서 후기가 없는 저가의 검증되지 않은 제품은 피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카사바모래와 옥수수모래의 경우에는 뿌리식물의 전분, 옥수수전분, 쌀, 밀 등을 반죽해 말린 뒤 고양이 모래로 만듭니다 진짜 원료가 음식물이기 때문에 개미도 좋아하고 벌레도 좋아해서 집사님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데요 구수한 냄새가 나는 제품도 있죠 습한 곳에 오래 방치하면 쉬어버리는 경우도 있을 만큼 천연 성분인데요 그만큼 안전해서 인기가 높지만 가격이 비싸서 쉽게 사지를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만약 많이 먹는다면? 두부모래, 벤토나이트, 카사바모래 모두 일단은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섭취량이 많다면 무조건 말려야 합니다 응고형 고양이 모래는 수분을 흡수하고는 굳어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모래를 많이 섭취하면 소화기 장애, 예를 들면 변비가 생길 수 있고 장이 막힐 수도 있습니다 섭취량이 많다면 경과를 지켜본 다음에 맛동산의 양이 줄어드는지 작은 토막으로 나오는제 살펴보고 문제가 있는 것 같으면 바로 동물병원을 찾아가 진찰을 받아보셔야 합니다 #실리카겔 모래는 위험하지 않나요? 실리카겔, 그러니까 이산화 규소로 만들어진 '흡수형 고양이모래'도 있죠? 이 모래는 딱딱하고 크기가 커서 여간해서는 고양이가 먹지 않는데요 이 또한 먹으면 어떨까요? 실리카겔도 특별한 문제는 없습니다 실리카겔은 소변의 수분을 흡수해서 품고 있다가 증발하는 방식인데요 일반 모래사장의 모래를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는 않습니다 하지만 실리카겔 모래 중에서 소변의 상태를 체크한다면서 파란색의 '염화코발트'로 착색한 실리카겔이 있는데요 이 제품은 파란색이다가 수분을 만나면 연분홍색으로 변합니다 염화코발트는 발암물질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어디에서도 쓰지 않고 있다고 하니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자가지시 실리카겔의 경우 염화코발트가 아니라 '네오블루겔' 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만약 구입한 실리카겔 고양이 모래가 소변의 페하(pH, Potenial of Hydrogen) 를 측정하는 기능이 없다면 그 속에 들어있는 푸른색 실리카겔은 단순히 착색된 제품입니다 실리카겔 모래도 고양이가 소량 먹어도 큰 문제는 없지만 역시 많이 먹으면 소화기 장애가 올 수 있으니까 먹는 모습을 봤다면 최대한 막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은 많이 먹지 않아요 입자가 작은 벤토나이트 모래를 새로 깔아주면 아이들이 너무 기쁜 나머지 화장실 속에서 장난치면서 몇십분이고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자주 있죠? 고양이 화장실은 놀이터 역할도 하기 때문에 장난끼 많은 고양이는 몸을 부비고 코를 박고 모래를 파면서 놀죠 이 과정에서 촉촉한 코와 입가에 고양이 모래가 붙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루밍을 꼼꼼하게 하지 않아서 이때 묻은 모래가 섭취의 흔적으로 오해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몇알 먹어보는 것은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 말씀드렸듯이 소량은 놔두면 나중엔 먹지 않으니까 크게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고양이 모래 섭취는 원칙적으로 말려주세요 어쨌거나 고양이가 모래를 먹는 현장을 발견했다면 최대한 말려야 하는데요 이유는 변비 걱정도 있지만 그보다 고양이 화장실 속에 있는 모래의 위생환경이 그닥 좋지 않기 때문에 말려야겠죠? 고양이의 소변과 대변 찌꺼기가 남아 있으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고 여러마리가 함께 생활한다면 병이 옮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과 달리 변비도 우습게 봐 넘길 질환이 아닙니다 때문에 고양이가 모래를 먹는다면 모든 방법을 총 동원해서 말려야겠습니다 #1 모래를 바꾼다 고양이가 모래를 먹는 상황이 확인됐다면 모래 성분을 바꿔 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에 벤토나이트를 사용하고 있다면 두부모래나 카사바모래 같은 다른 모래로 갈아 타기는 쉽지 않죠 기존에 쓰는 모래보다 가는 입자나 굵은입자로 크기를 바꿔줘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향이 있는모래로 갈아타는 방법도 있습니다 향이 있는 모래는 대체로 모래에서 쓴 맛이 나거든요 두부모래나 카사바 모래를 먹는다면 벤토나이트 모래로 바꾸면 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간식이나 장난감으로 관심을 끈다 간식을 주거나 장난감으로 놀아주는 습관을 들여 관심을 돌리는 방법도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고양이에게 모래를 먹는 것보다 맛있고 재미있는 이벤트가 화장실 밖에 많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증상을 완화시켜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런 경우 거의 화장실 갈때마다 챙겨줘야 하니 집사님이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네요 #3 중금속 검사를 마친모래, 천연식물성모래로 바꾼다 최후의 수단으로는 '푸드그레이드(Food Grade Bentonite)' 원료를 사용하는 모래로 바꿔 문제라도 안생기가 해 주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푸드그레이드용 벤토나이트도 많이 팔았는데요 잘 안쓰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푸드그레이드'는 미국 회사가 수출하면서 주장하는 기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중금속 검사'가 이뤄진 원료를 쓴다면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두부모래, 카사바모래, 옥수수모래도 원칙적으로는 푸드그레이드 죠? 이 제품들은 '무첨가'를 강조하고 있는지, 성분 가운데 문제가 될 만한 성분이 없는지 꼼꼼하게 점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고양이가 모래를 먹는다면 굳기를 좋게하는 첨가물이나 탈취를 도와주는 첨가물은 꼭 빼고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자 이렇게 고양이 모래를 먹는 경우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새끼 고양이들의 호기심은 끝이 없기 때문에 잘 지켜보시고 잘 대처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오늘도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