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의 상처' 글로 치유한 '인동꽃' 할머니 / YTN
[앵커] 제주 4·3은 70여 년이 지났어도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제주도민에게 남겼는데요 4·3을 겪으며 힘든 삶을 살아온 80대 할머니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썼던 글과 그림을 담은 자전적 수필을 펴냈습니다 고재형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올해 여든인 강양자 할머니는 70여 년 전 제주 4·3을 기점으로 삶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외가에서 행복하게 유년 시절을 보내다 4·3을 겪으며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외삼촌을 모두 잃었습니다 자신도 외할아버지를 찾으러 갔다 돌무더기가 무너지며 등을 다쳐 평생 등이 굽은 채 살아야만 했습니다 4·3 후유장해마저 인정받지 못하며 세상에 대한 원망이 깊어갈 때 그나마 할머니의 버팀목이 돼 준 건 책 읽기와 글쓰기였습니다 [강양자 / '인동꽃 아이' 저자 : (글쓰기를) 시작한 거는 10여 년 전부터예요 왜냐하면 이 낙서하게끔 부여된 동기가 아까 저기 4·3에서 후유장애인 인정을 못 받은 거예요 ] 즐거웠던 유년 시절을 떠올리며 달력 뒷면에 글을 써 내려가며 스스로 아픔을 치유했습니다 할머니의 글은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었고, 후원자들은 출판기념회까지 열어 할머니의 남은 삶을 응원했습니다 [허영선 / 제주4·3연구소 소장 : (선생님이 바랐던) '찬란한 나'를 위해서 우리 모두 선생님께 격려의 박수 한번 부탁드리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할머니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 딸도 책 출간을 계기로 엄마가 앞으로 더 밝게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김동운 / 강양자 할머니 딸 : 차별과 그런 냉대에 대한 아픔을 이제 좀 극복하시고 조금 밝은 마음으로 조금 활기차게 더 기운 내서 살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4·3이 남긴 깊은 상처를 몸과 마음에 앉고 살았던 강양자 할머니 겨울을 지내고 따뜻한 봄이 되면 꽃을 피우는 '인동초'처럼 글과 그림을 통해 스스로 상처를 치유해 냈습니다 YTN 고재형입니다 YTN 고재형 (jhko@ytn co 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 co kr ▶ 기사 원문 : ▶ 제보 하기 : ▣ YTN 유튜브 채널 구독 : ⓒ YTN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