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上-4-3)「孟子(맹자)」  滕文公(등문공上)편 4장(3)

(3-上-4-3)「孟子(맹자)」 滕文公(등문공上)편 4장(3)

后稷이 敎民稼穡하여 樹藝五穀한대 五穀이 熟而民人이 育하니 人之有道也에 飽食暖衣하여 逸居而無敎면 則近於禽獸일새 聖人이 有憂之하사 使契爲司徒하여 敎以人倫하시니 父子有親이며 君臣有義며 夫婦有別이며 長幼有序며 朋友有信이니라 放勳이 曰勞之來之하며 匡之直之하며 輔之益之하여 使自得之하고 又從而振德之라하시니 聖人之憂民이 如此하시니 而暇耕乎아 堯 以不得舜으로 爲己憂하시고 舜이 以不得禹皐陶로 爲己憂하 시니 夫以百畝之不易로 爲己憂者는 農夫也니라分人以財를 謂之惠오 敎人以善을 謂之忠이오 爲天下得人者를 謂之仁이니 是故로 以天下與人은 易하고 爲天下得人은 難하니라 孔子 曰大哉라 堯之爲君이여 惟天이 爲大어늘 惟堯 則之하시니 蕩蕩乎民無能名焉이로다 君哉라 舜也여 巍巍乎有天下而不與焉이라하시니 堯舜之治天下 豈無所用其心哉시리오마는 亦不用於耕耳시니라 ------------------------------------------------------ 契 맺을 계, ‘사람이름 설’ * 后稷 : 관직명으로 문왕의 조상인 棄가 맡았다 * “敎以人倫하시니 父子有親이며 君臣有義며 夫婦有別이며 長幼有序며 朋友有信이니라”는 이른바 五倫의 내용으로, 虞書 皐陶謨편의 “天敍有典하시니 勅我五典하사 五를 惇哉케하시다”는 五典에서 유래하며, 맹자에 의해 구체적으로 ‘親義別序信’이라는 덕목이 붙여졌다 * 放勳 : 『書經』의 요전(堯典) 첫머리에 나오는 말로 요임금의 ‘지극한 공훈’이란 뜻인데, 맹자는 요임금을 호칭하는 말로 썼다 ---------------------------------------------------------------------- 이 장에 나오는 요순시대의 사건과 인물들의 얘기는 모두 『서경』 虞書와 夏書의 내용에 근거하고, 공자의 말씀은 『논어』 태백편 제18장과 제19장에 근거한다 맹자는 등문공에게 仁政을 베푸는 가장 기본적인 제도가 정전법임을 역설했다 그럼에도 왜곡하여 받아들여지는 실정이 안타까워 위정자의 道는 마음을 수고롭게 함(勞心)이지 힘씀(勞力)이 아님을 거듭 강조하면서 옛 성현의 勞心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대홍수를 만나 순임금은 먼저 불을 잘 다룰 줄 아는 익(益)을 등용하여 무성한 초목을 태워 짐승들을 쫓아내게 한 뒤에 우(禹)로 하여금 치수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물과 땅을 평정하여(水土平)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을 확보한 뒤에는 심고 거두는 일에 능한 기(棄)를 등용하여 후직(后稷)으로 삼아 백성들에게 농사법을 가르치도록 했다 백성들의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된 뒤에는 사도(司徒)에 설(契)을 임명하여 인륜을 가르치도록 했다 다시 말해 위정자의 勞心은 오직 백성들을 위한 것으로, 聖君된 자는 어진 이를 얻어 자신을 도와 덕을 펼치게 하는 것이기에 요임금은 순을 얻어 근심을 덜어냈고, 순임금은 우와 고요 등의 현신을 얻어 근심을 덜어냈다 그러므로 仁政은 어진 이를 얻어 보좌케 하여 천하를 다스리는 것이지 단순히 양위하는 것은 아니다 연왕 쾌(噲)가 자지(子之)에게 양위를 한 것과 같이 천하를 주는 것은 오히려 쉬운 일로 자칫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기 쉽고, 요임금이 순을 얻고, 순임금이 우를 얻어 충분히 시험해 본 뒤에 선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요순이 백성들을 위해 勞心했지만 그 속에는 본인들이 직접 농사를 지어가며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 쓴 일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