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복직 투쟁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 KBS 2021.04.30.

35년 복직 투쟁 “공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 KBS 2021.04.30.

[앵커] 내일은 노동자의 권익과 복지를 향상하기 위해 제정한 노동자의 날입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 주변에는 일터로 돌아가지 못한 채 길거리에서 싸워야만 하는 노동자들이 적지 않은데요 35년 동안 힘겨운 투쟁을 해온 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이야기를, 정민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오늘도 길거리에 섰습니다 바로 뒤 높은 담장 너머의 회사 그곳으로 돌아가기 위해서입니다 출근하는 동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휴가 잘 갔다 왔나 "] 작업복을 갖춰뒀지만 오늘도 그는 출근할 수 없습니다 벌써 35년째, 여느 직장인에겐 고단한 이 길이, 그에게는 꿈에서라도 다시 서보고 싶은 출근길입니다 [김진숙/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 "회사는 애를 먹이고 저를 싫어했지만 제가 가야할 곳이고 제가 좋아했던 아저씨들이 거기 있으니까요 저는 제가 잘못한 게 없으니까… "] 부당함에 맞섰다는 이유로 돌아온 해고, 그리고 다시 투쟁 '복직'이란 두 글자를 받아내기 위해 칼바람이 부는 35m 크레인 위에서 309일을 버텨냈습니다 전국에서 시민들이 달려와 힘을 보태도 달라진 건 전보다 늘어난 흰머리뿐입니다 지난겨울, 암 투병 속에 부산에서 서울 청와대로 향하며 외친 목소리에도 아직, 회사의 메아리는 없습니다 KBS 부산방송총국은 한 명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이 출근길을 기록한 〈김진숙의 마지막 버스〉를 오늘 밤 10시와 내일 밤 11시 20분 1TV를 통해 방송합니다 [김진숙/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 "동료들의 장례식 외에는 들어갈 수 없었던 공장을 그리고 내 발로 걸어 나오지 못했던 공장을 저는 제 발로 들어가서 제 발로 나오고 싶습니다 그게 인간의 의지니까요 "] 해고된 지 12,710일 오늘도 거리에서 기다리는 통근버스가 그에게는 희망 버스입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영상편집:김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