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장 지키려”…손해 감수 러시아 오징어잡이 / KBS뉴스(News)
우리 오징어잡이 어선들이 이달 말부터 길게는 석 달 동안 러시아 원정 출어에 나섭니다. 하지만, 원정 출어 어선이 크게 줄어들면서 이대로 가면 러시아 어장이 폐쇄되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면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원정 출어를 앞두고, 어선에 기름통을 잔뜩 실어놨습니다. 러시아 어장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500킬로미터. 위험하고 거친 바다로 가는 건 오징어 때문입니다. [변태복/오징어잡이 어선 선장 : "동해도 근래 들어와서 오징어가 전혀 안 나는 추세 아닙니까. 그러니까 목숨 걸고 러시아 입어하는 거죠."] 이번에 러시아로 출발하는 우리 어선들은 길게는 석 달 동안 쉬지 않고 조업합니다. 올해 러시아로 가는 오징어잡이 어선은 53척입니다. 2천6년 113척의 절반도 안됩니다. 중국어선이 떼를 지어 오징어가 오가는 길목인 동해 북한 수역에 몰려들면서부터 러시아 어장의 어획량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는 어획 할당량의 60% 정도인 2천 톤 밖에 잡지 못했습니다. 기름값 등 경비 2억 5천만 원을 맞추지 못하는 어선이 대부분입니다. [이돌암/오징어잡이 어선 선주 : "이렇게 숫자가 많이 줄었죠. 왜 줄었느냐. 고기가 안 나니까 올라가서 경비를 못 하니까, 올라가는 배가 자꾸 줄을 수밖에 없죠."]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원정 출어를 하는 이유는 그마나 있는 오징어 어장이라도 유지하기 위해섭니다. [박인봉/전국근해채낚기연합회 부회장 : "1년만 안 가면 영원히 못 가기 때문에 저희들이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들어가는 겁니다. 이것을 정부에서 헤아려가지고 (지원해야)."] 오징어를 찾아 떠나는 러시아 원정길. 만선의 꿈보다는 어장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과 걱정이 앞섭니다. KBS 뉴스 정면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