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바다거북 ‘신음’…쓰레기를 먹이로? / KBS뉴스(News)

멸종위기 바다거북 ‘신음’…쓰레기를 먹이로? / KBS뉴스(News)

최근 국내 연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국제적 멸종위기종 바다거북을 부검한 결과, 몸 안에서 각종 해양 쓰레기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국내에서 해양 생물이 쓰레기를 먹이로 오인해 먹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황정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붉은바다거북. 지난달 동해안에서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폐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시작합니다. 부검 한 시간 뒤, 식도에서 길쭉한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됩니다. 위와 소장에서도 계속해서 이물질이 나옵니다. ["이것도 플라스틱 껍데기 같은데요."] 또 다른 바다거북은 쓰레기 뭉치가 비집고 나오면서 장기가 파열됐습니다. [김영준/국립생태원 동물병원 부장 : "살아 있을 때 이게 만약 발생했다면 장 내 내용물이 바깥으로 나오게 되면 복막염에 걸려서 죽을 수도 있거든요."] 바다거북 다섯 마리를 부검해 나온 쓰레기는 종류도 다양합니다. 비닐과 스티로폼, 헝겊은 물론 낚싯줄과 전단지도 있습니다. 국내 연안 해양 생물의 몸 안에서 해양 쓰레기가 다량 발견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민섭/국립해양생물자원관 선임연구원 :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거북이들도 이렇게 쓰레기를, 노끈이나 비닐조각들을 먹이로 오인해 먹고 있구나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코스타리카 연안에서 코에 빨대가 박힌 바다거북이 발견돼 큰 충격을 주는 등 해양 쓰레기는 환경오염을 넘어 바다 생물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김영준/국립생태원 동물병원 부장 : "(쓰레기가) 장을 막을 수도 있고요, 경우에 따라서는 장내 환경을 바꿔서 2차적인 세균 감염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함부로 버리는 쓰레기가 해양 생태계에 재앙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정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