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점포 CCTV 속 '양심어린이'…점주 울린 사연은?/ KBS 뉴스7 대전 세종 충남 [뉴스더하기] - 06월 15일 (목)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지난 12일,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사진입니다 한 무인 문구점에 두 명의 아이가 들어와 매장에 있던 물건들 포장을 뜯고 난장판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아버지가 찾아왔지만 점주가 제시한 배상 금액에 동의할 수 없다며 법적으로 하라고 했다는데요 하지만 아이는 7살로, 경찰 접수가 불가능했습니다 민사소송을 할 수도 있지만, 이 점주는 "내 정신의 평화가 먼저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아이들을 용서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또 지난 5월, 대전 대흥동의 한 무인점포입니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한 남성이 들어오더니 갑자기 골프채로 키오스크를 마구 내려칩니다 중간중간 망을 보기도 하지만 결국, 키오스크를 파손하고 안에 있던 현금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자동 결제 시스템이 갖춰진 키오스크가 등장하면서, 무인점포도 많아졌는데요, 실제로 지난해 기준 무인 편의점은 전년 대비 55% 정도 늘었고요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은 2021년 기준 3년 전보다 5배 넘게 늘었습니다 동시에 무인점포에서의 범죄도 크게 늘었는데요,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무인점포 절도는 6,300여 건, 우리 지역을 살펴보면 대전이 437건으로 전국에서 네 번째였고요 충남이 224건, 세종은 67건이었습니다 절도에 대한 무인점포 점주들의 불안도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앞서 영상에서 절도가 발생했던 무인점포 점주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대전 대흥동 무인점포 점주 : "그런 큰 도난은 처음이에요 키오스크를 제가 520만 원 주고 샀고요 그리고 장사 이틀 못 하고 그럼 (피해 규모가) 1,100만 원 넘어가죠 자잘한 도난도 있는데요 제가 그냥 손해 본다 생각하고 그냥 젊은 애들 전과자 만들기 싫어서 제가 그냥 넘어가고 그러거든요 "] 무인점포 점주들은 손님들의 양심에 호소하거나 법적 조치를 예고하는 안내문을 내붙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는 상황 그런데 앞서 절도 사건이 발생했던 대전의 무인점포에서 한 손님의 행동이 점주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습니다 한 아이가 이 무인점포에서 물건을 고릅니다 계산하기 위해 키오스크 앞에 선 아이, 잠시 당황한 듯 머뭇거리는데요 지갑에서 동전을 꺼내더니 CCTV 카메라 앞으로 동전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편지까지 써서 남겼는데요 "동전 넣을 곳이 없어서 옆에 900원 두고 갈게요, 죄송합니다"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소가 절로 번진다", "천사 같은 모습에 눈물이 돈다" 이런 칭찬이 이어졌는데요 제가 오늘 오전, 영상 속 아이와 직접 통화해봤습니다 [이하율/대전 대흥초 5학년 : "영어 학원 끝나면 (무인점포에) 매일 가는 편인데, 과자 같은 거 사서 친구들한테 나눠주려고 했는데 돈만 두고 가면 사장님이 '여기 돈이 왜 있지?' 하고서 그냥 모르실까 봐 편지까지 써 가지고 이번 일로 더 정직하고 바른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대전 대흥동 무인점포 점주 : "'이걸 내가 왜 했나' 후회도 하고 했는데 아이의 그 행동 보고 난 다음에 그냥 마음이 많이 수그러들더라고요 기분도 좋아지고, 작은 일에 웃고 작은 일에 울잖아요 "] 이 점주는 이후 아이의 학교를 찾아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하고요 학교에서도 아이의 행동을 칭찬하며 표창장을 줬습니다 또 아이도 점주에게 작은 화분을 보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무인점포에 따뜻한 일만 가득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인점포 특성상 절도가 쉽고, 절도는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지기 쉽다는 부분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무인점포 범죄, 더 큰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관련 업계와 관계 당국이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무인점포 #절도 #키오스크 #문구점 #대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