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조사받는데도 ‘최고 등급’…어린이집 인증 허점 / KBS 2021.06.24.

아동학대 조사받는데도 ‘최고 등급’…어린이집 인증 허점 / KBS 2021.06.24.

[앵커] 아동학대 발생 장소는 가정이 79.5% 가장 많고, 두 번째로 어린이집이 4.6%를 차지합니다. 이 때문에 부모들이 보다 안전하고 우수한 어린이집을 미리 고를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가 한국보육진흥원을 통해 운영하는 어린이집 정보 공개 포털입니다.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보육 환경과 운영 관리, 교직원 등 주요 정보를 공개하고 항목별로 등급도 매겨져 있습니다. 등급을 매기기 전에 한국보육진흥원이 자체 점검에 현장 평가까지 거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해서 모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A, B, C 종합 등급도 부여합니다. 부모들이 내 아이가 다닐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고를 때 중요한 자료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포털의 평가 등급마저도 믿기 어려워졌습니다. 최근 거제의 한 어린이집 교사 2명이 아동 학대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KBS 취재 결과 해당 어린이집은 학대가 있었던 2019년 그해 연말 평가에서 무려 최고등급인 A를 받았습니다. 어린이집 운영정지 6개월에 교사 자격정지 2년의 행정처분 내역도 포털에서 빠졌습니다. 자세한 내용, 박기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어린이집 정보 공개포털에 올라온 거제의 한 어린이집 평가 결과입니다. 안전과 보육환경 등 4개 평가 영역, 18개 세부 지표에서 모두 '우수'를 받아 최고 등급인 'A'를 받았습니다. 이 어린이집은 2019년 1월과 2월 교사들이 원생 18명을 180여 차례에 걸쳐 학대한 혐의가 1심에서 모두 인정된 곳입니다. [학대 피해 아동 부모/음성변조 : "한마디로 어이가 없죠. 평가 자체도 굉장히 높은 등급을 받았는데, 이런 어린이집에서 학대가 이뤄졌다는 것도 문제가 있고..."] 보건복지부의 위탁을 받은 한국보육진흥원이 이 어린이집을 평가한 기간은 같은 해 10월부터 12월까지! 평가 한 달 전, 이 어린이집 학대 피해 아동의 부모는 경찰 조사를 받았고, 아이들에게 낮잠을 연습시킨다는 민원을 서면으로 넣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한국보육진흥원은 민원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현장 실사를 통해 A등급을 준 겁니다. 이 어린이집이 학대 혐의로 거제시로부터 운영정지 6개월, 교사 자격정지 2년의 행정처분을 받은 내역도 누락시켰습니다. [학대 피해 아동 부모/음성변조 : "(인증 당시) 서류를 작성한 것과 보육 내용이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민원을 넣었는데 어떠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보건복지부의 어린이집 평가는 자체 보고서를 받은 평가 위원들이 하루 동안 현장을 방문해 점검하는 방식이 전부! 평가 주기가 2~3년으로 긴 데다, 180여 명의 평가 위원이 전국 3만 3천여 곳을 담당하고 있어 명백한 법 위반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중간 평가를 하기가 어려운 구조입니다. [한국보육진흥원 관계자/음성변조 : "누가 보고 있으니까 그 자리에서 (체벌하거나) 그렇게 하시지는 않고. 아이들을 어떻게 존중하면서 상호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