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5일  연중31주일 / 모든 성인의 날 대축일 감사성찬례 [성공회대학로교회]

2023년 11월 5일 연중31주일 / 모든 성인의 날 대축일 감사성찬례 [성공회대학로교회]

2023년 11월 5일 연중32주일 / 모든 성인의 날 대축일 감사성찬례 [성공회대학로교회] 1독서: 묵시 7:9-17 시 편: 34편 2독서: 1요한 3:1-3 복음서: 마태 5:1-12 집전 : 김장환 엘리야 사제 설교 : 박상용 보나벤투라 사제 말씀묵상: 참된 행복 by 박상용 보나벤투라 사제 대한성공회가 쓰고 있는 전례력은 교회의 달력입니다 이 전례력은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고대하는 대림 1주일로부터 한해가 시작됩니다 전례력은 예수님의 일생을 따라 이루어져 있으며, 대림, 성탄, 사순, 부활, 연중으로 이루어지는 1년의 과정을 매년 지내게 됩니다 이렇게 교회가 매년 똑같은 대림절, 사순절, 부활절을 경험하게 하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늘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여정을 기억하고, 우리 역시 작은 예수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하려는 데 있습니다 또한 교회의 달력인 전례력에는 수많은 기념일과 축일, 대축일이 나오는데, 교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따라 대축일, 축일, 기념일로 나뉘어집니다 기념일은 그리스도인들이 본받을 만한 성인들(프란시스, 데레사 등)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사도들을 제외한 성인들이 이에 해당됩니다 축일은 기념일보다 조금 더 중요하게 지키는 절기인데, 여기에는 예수님과 관련된 날(예수님의 세례, 변모사건 등)과 사도들(베드로, 바오로 등)을 기념합니다 대축일은 교회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절기인데, 이 날들은 그리스도교의 가장 중요한 기본 가르침을 나타내거나 예수님에 관한 중요한 날을 기념합니다 대축일은 총 7개가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 대축일, 예수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나타나시는 공현 대축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사건을 기념하는 부활 대축일,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사건을 기념하는 승천 대축일, 성령 하느님의 오심을 기념하는 성령강림 대축일, 성 삼위 하느님의 존재방식을 나타내는 삼위일체 대축일, 그리고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모든 성인의 날,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다양한 기념일, 축일, 대축일을 1년이라는 전례력에서 지키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례력은 우리와 같은 성인들, 사도들의 신앙의 모범뿐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이 땅에서의 사역을 늘 기억하면서 우리 역시 이러한 삶을 따르게 합니다 교회는 이렇게 끊임없이 우리를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교회가 기억하는 가장 중요한 대축일 가운데 하나인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여기서 잠깐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교회가 가장 중요한 날이라고 생각하는 7개의 대축일 가운데 ‘모든 성인의 날’이 들어가는 것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성탄절, 부활절, 성령강림절 등과 같은 등급의 날이 바로 ‘모든 성인의 날’입니다 교회는 왜 이 날을 이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일까요? 그것은 세속을 따르지 않고, 온갖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예수를 따라갔던 수많은 성인들이야말로 우리에게 큰 희망과 도전을 주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모습만 보면 도저히 예수를 따른다고 고백하기도 부끄럽고 삶에서도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지 않는 사람들이지만, 우리와 똑같은 조건 속에서도 하느님과 예수를 따라갔던 성인들의 삶을 보면 그 자체로 큰 위로와 희망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성인들은 태어날 때부터 거룩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우리와 하등 다를 바 없는 똑같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먹고, 싸고, 질투하고, 시기하고, 욕심 많고, 흉보고 살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12제자들을 보십시오 어느 하나 제대로 된 사람들이 있었습니까? 서로 높은 자리에 올라가려고 다투고,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때 그 누구도 그 옆에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바울로는 어떻습니까? 그는 그리스도인들을 잡아다가 죽이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예수를 만나 변화되고, 하느님의 사람들이 되어 주님께서 귀하게 쓰시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 모든 성인의 날, 모든 성인대축일을 지내면서 우리 역시 이들처럼 변화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음을 믿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1독서로 읽은 묵시 7장에 보면 우리가 오늘 대축일로 기념하는 모든 성인들에 대한 설명이 짧게 나와 있습니다 “그 뒤에 나는 아무도 그 수효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모인 군중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모든 나라와 민족과 백성과 언어에서 나온 자들로서 흰 두루마기를 입고 손에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서 옥좌와 어린 양 앞에 서 있었습니다 ”(7:9) “저 사람들은 큰 환난을 겪어낸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어린 양이 흘리신 피에 자기들의 두루마기를 빨아 희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하느님의 옥좌 앞에 있으며 하느님의 성전에서 밤낮으로 그분을 섬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옥좌에 앉으신 분이 그들을 가려주실 것입니다 그들이 다시는 주리지도 목마르지도 않을 것이며 태양이나 어떤 뜨거운 열도 그들을 괴롭히지 못할 것이요, 옥좌 한가운데 계신 어린 양이 그들의 목자가 되셔서 그들을 생명의 샘터로 인도하실 것이며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눈에서 눈물을 말끔히 씻어주실 것입니다 ”(7:15-17) 성인들은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몸을 세속에 던지지 않고, 그리스도의 복음에 내던졌습니다 주님께서는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결코 외면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굳건히 서서 흔들리지 말고 언제든지 주님의 일을 열심히 하십시오 주님을 위해서 하는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