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경찰 ‘형사 면책’보다 내부 쇄신이 먼저다 / KBS  2021.12.02.

[뉴스해설] 경찰 ‘형사 면책’보다 내부 쇄신이 먼저다 / KBS 2021.12.02.

김철민 해설위원 인천 흉기 난동 사건 당시 경찰의 부실 대응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경찰의 직무수행과 관련한 책임을 폭넓게 감면하는 내용의 입법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경찰이 범인 진압 등 긴박한 상황에서 일반 시민 등 타인에게 피해를 입혔더라도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한 형사 책임을 감경·면제한다는 내용입니다. 개정안이 이미 관련 상임위를 통과했고, 법사위와 본회의 상정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경찰관 직무수행에 대한 민사상 면책 규정은 있었지만, 형사 책임 감면 규정이 마련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경찰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는 위급한 상황에서의 과감한 법 집행이 필요한 만큼 감면 조항 신설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각종 범죄 현장에서 종종 벌어지는 경찰관의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 논란에 대해 부담을 덜 수 있고, 적극적인 물리력 행사가 가능해진다는 게 경찰의 논리입니다. 하지만, 과연 시기적으로 적절한지, 꼭 필요한 입법인지 논란이 거셉니다. 최근 국민적 분노를 산 인천 흉기 난동 사건이나 스토킹 살인 사건 부실 대응은 결코 법 규정이나 지침이 없어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훈련 부족 등으로 일선 경찰관들의 실전 감각이나 현장 대응 능력이 크게 떨어지고, 투철한 직업정신이나 사명감이 매우 부족해졌다는 게 근본적 문제입니다. 형법의 정당행위 조항 등 현행법으로도 경찰의 직무상 행위는 충분히 면책이 가능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경찰의 형사 책임 감면을 법제화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건, 경찰 내부의 근본적인 개혁과 쇄신 작업입니다. 최근 드러난 일탈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고, 경찰의 능력과 기강을 바로 세우기 게 먼저입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등으로 가뜩이나 경찰의 권한이 비대해진 상황에서 관련법 개정이 경찰의 권력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큽니다. 인권 침해나 공권력 남용 우려가 없도록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더 거쳐야 합니다. 경찰의 책임 감면보다 전면적 내부개혁이 먼저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 KBS 기사 원문보기 : http://news.kbs.co.kr/news/view.do?nc... ▣ 제보 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 이메일 : kbs1234@kbs.co.kr #흉기난동 #경찰관 #면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