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은 평등이 싫어.
뭐가 우릴 이토록 극단적으로 몰아갈까. 이게 그냥 기득권 싸움이고 정치가 문제야? 그러기엔 지금의 대중은 너무 많은 정보에 노출돼 있어. 정보 생산의 독점과 정보 유통의 통제가 일사불란하지 않은데? 그래서 선택적 정의는 이제 생존의 동력이 되었어. 사회적 약자 운운은 수식어고, 약육강식에 순종하지 못하는 인간을 보면 화를 내. 나는 철저히 강자에게 고개를 숙이는데 감히 너 따위가 평등을 바라서? 이걸 노예근성이라 간단히 말하기엔 인간의 정서가 쓸데없이 복잡해. 슬로베니아의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은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남이 이익 보는 것을 참지 못하는 질투심이 평등주의를 주장하게 만든다고 했어. 그래서 이기주의보다 나쁜 게 질투심이라고. 근데 노예는 주인의 지위가 곧 자신의 위치라고 생각해서 주인에게는 절대 질투심을 느끼지 않지. 그니까 노예가 되어 마음의 평화를 얻든 약육강식에 맹종해서 생존하든 이제 다른 선택권은 없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