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만 해도 힐링되는 영상시]2024년시낭송 48강/군고구마 굽는 청년/정호승 시 작은 연가/ 박정만/우리나라 대표애송시/ 김윤아 시낭송가/ 낭송 평론가
진행자 김윤아 (시낭송가, 시인) 시와 시학 등단, 낭송 평론가 (사)시읽는문화 대표 사무실 (051-949-2411) 영혼이 춤추는 도서관, 이번 주 댓글 당첨자는 성금찬 (경주지회)와 강일석님입니다입니다 축하드립니다!^^ 군고구마 굽는 청년/ 정호승 청년은 기다림을 굽고 있는 것이다 나무를 쪼개 추운 드럼통에 불을 지피며 청년이 고구마를 익기를 기다리는 것은 기다림이 익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사람들이 외투 깃을 올리고 종종걸음 치는 밤거리에서 뜨겁게 달구어진 조약돌에 고구마를 올려놓고 청년이 잠시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은 기다림이 첫눈처럼 내리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청년은 지금 불 위의 고구마처럼 타들어가고 있을 것이다 온몸이 딱딱하고 시꺼멓게 타들어가면서도 기다림만은 노랗게 따끄따끈하게 구워지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구워진다는 것은 따끈따끈해진다는 것이다 따끈따끈해진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맛있어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 맛있어 본 적이 없었던 청년이 다 익은 군고구마를 꺼내 젓가락으로 쿡 한번 찔러보는 것은 사랑에서 기다림이 얼마나 성실하게 잘 익었는가를 알아보려는 것이다 작은 연가ㅡ박정만 사랑이여, 보아라 꽃초롱 하나가 불을 밝힌다 꽃초롱 하나가 천리 밖까지 너와 나의 사랑을 모두 밝히고 해질녘엔 저무는 강가에 와 닿는다 저녁 어스름 내리는 서쪽으로 流水와 같이 흘러가는 별이 보인다 우리도 별을 하나 얻어서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 눈 밝히고 가다가다 밤이 와 우리가 마지막 어둠이 되면 바람도 풀도 땅에 눕고 사랑아, 그러면 저 초롱을 누가 끄리 저녁 어스름 내리는 서쪽으로 우리가 하나의 어둠이 되어 또는 물 위에 뜬 별이 되어 꽃초롱 앞세우고 가야 한다면 꽃초롱 하나로 천리밖까지 눈 밝히고 눈 밝히고 가야 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