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눈이라니 정말 다행이었다
#눈 #공항철도 #한강 잠시 일상을 떠나온 날이었다 커피잔을 내려놓듯 잠깐 멈춘 그날, 하필 눈이 내렸다 길 위에 수북이 쌓이는 눈, 세상이 한숨처럼 고요해졌다 내 마음도 겨울빛처럼 한 톤 낮아진다 바퀴 소리마저 눈 속에 묻혀 그저 부드럽게 흘러가는 음악 같다 눈송이가 유리창에 닿아 물방울처럼 번지고 사라질 때 내 안의 무거웠던 것들이 하나씩 녹아내린다 하필 눈이라니, 정말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