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알몸 영상으로 협박”…‘몸캠 피싱’ 조직 적발
기자 멘트 몸캠 피싱이란 말 들어보셨습니까? 알몸 채팅을 하자며 남성을 유혹한 뒤 영상을 몰래 녹화해 이를 빌미로 돈을 뜯어내는 범죄를 말하는데요 돈을 주지 않으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알몸 채팅 영상을 보내겠다고 협박해 돈을 받아냅니다 주로 성적 호기심이 많은 젊은 남성들이 범행 대상이 됐습니다 최근 몸캠 피싱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는데 피해자가 무려 250명, 피해금액은 6억 원이 넘었습니다 일당은 피해자들이 돈을 보내도 영상을 지워주진 않은 채 오히려 또다시 돈을 달라며 협박했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창원시에 거주하는 32살 강 모 씨 지난 2월 스마트폰 채팅앱에서 한 여성을 알게 됩니다 여성은 강 씨에게 먼저 관심을 보이더니 한 포털 사이트에서 운영하는 화상 채팅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녹취 강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무작위 채팅 이런 건 서로 믿을 수가 없잖아요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런데) 갑자기 *** 밴드의 아이디를 가르쳐 주더라고요 *** 밴드면 솔직히 누구나 다 하는 거잖아요 ” 강 씨보다 나이가 많았던 여성은 자신이 누나라며 친근하게 대화를 이어갔고, 사진까지 교환했습니다 녹취 강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30대 초반인데 진짜 좀 예뻤어요 진짜 엄청 예쁘장한 얼굴에다가 그냥 누가 보든 남자가 좋아할 스타일이었어요 ” 여성에게 호감을 느낀 강 씨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그녀는 강 씨에게 알몸 화상 채팅을 하자며 유혹했습니다 강 씨가 망설이자 여성은 전화까지 걸어와 강 씨를 부추겼다고 합니다 녹취 강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이런 걸 화상으로 한다는 걸 아예 모르고 있었거든요 너무 적극적으로 다가오니까 넘어가 버린 거죠 ” 화상 채팅이 끝난 뒤, 직접 만나기로 약속까지 한 두 사람 그런데, 그 이후 강 씨에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익명의 남성은 강 씨가 알몸 화상 채팅을 한 사실을 들먹이며 협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강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그냥 돈 보내라 몇 시까지 보내라 안 보내면 바로 정보 보내버리겠다고 전화가 오기 시작할 때 밴드 채팅에 보니까 제 휴대전화에 있는 전화번호, 제 휴대전화에 있는 사진들, 다 보내주더라고요 저한테 ” 전화 속 남성은 강 씨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강 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와 사진들을 사전에 모두 빼내간 겁니다 남자는 심지어 강 씨가 알몸 채팅을 하던 모습을 고스란히 녹화했다며 300만 원을 요구해왔습니다 만약 돈을 입금하지 않으면 강 씨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던 지인들의 연락처로 강 씨의 알몸 채팅 영상을 보내겠다며 협박했습니다 녹취 강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아무한테나 보낸다는 게 아니고 내 배우자, 내 부모, 바로 그냥 일촌들한테 먼저 가는 거예요 그게 ” 전화 속 남성은 바로 피해자가 알몸 채팅을 하도록 유도한 뒤 이를 찍어 협박하는 이른바 ‘몸캠 피싱 사기단’이었던 겁니다 덜컥 겁이 난 강씨는 남성이 요구한 300만원 중 절반을 먼저 입금했고, 다음 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초조한 마음으로 수사 결과를 기다리던 강 씨에게 새로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 : “경찰입니다 ” 경찰이 지난 9일 서울의 한 오피스텔을 급습했습니다 이곳은 강 씨를 협박했던 몸캠 피싱 사기단의 비밀 아지트 이곳엔 범죄의 증거가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 : “사람들한테 접근할 때 어떻게 합니까?”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핸드폰 앱을 통해서 일단 초대부터 하고, 앱을 보내서 ” 경찰 수사 과정에서 강 씨의 휴대폰이 해킹이 됐던 과정도 드러났습니다 채팅에서 만난 여성이 자신의 얼굴을 보여준다며 보낸 사진 파일 속에 해킹을 위한 악성코드가 숨겨져 있던 겁니다 인터뷰 송재용(경남 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팀장) : “화상 채팅을 하는 와중에 악성 코드를 상대 남자한테 보내게 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