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베인- 편지 (Official Music Video)

더베인- 편지 (Official Music Video)

Follow THE VANE Follow 채보훈 (BOHOON CHAE) 오래전 그때를 기억해 본다 2005년 나는 살던 동네를 떠나 새로운 중학교에 갔다 모든 게 낯설고 어려웠다 매일 주말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학교에 다녔다 드디어 금요일 밤이 오면 '윤도현의 러브레터'와 함께 나의 주말은 시작됐다 어김없이 러브레터를 보던 어느 금요일 ‘밴드 데이’ 특집 쇼가 열렸다 그 무대를 본 순간 머릿속에서 빛이 번쩍였다 그리고 빨려 들어가 무대를 보았다 충격으로 가득 찼다 그때부터 기타를 치고 싶다고 생각했다 용돈을 모아 기타를 사고 밤낮 없이 기타를 치며 노래했다 학교 밴드부에도 들어갔다 그리고 그해 가을 축제에서 1학년인 내가 기적처럼 보컬로 무대에 올랐다 (노래는 3학년만 부를 수 있는 특권이 있었다) 기타를 치면서 처음 무대를 섰던 그날 나는 YB의 '오늘은'을 노래했다 무대 위 박수와 함성에 두근거림이 시작됐다 내 꿈의 한 조각을 잠시 빌려 본 날이었다 어느덧 고등학생이 되었고 러브레터가 마지막 방송을 알렸다 나의 금요일이 멈췄다 아쉬움과 함께 왠지 모를 억울함이 올라왔다 내 꿈의 한 장면을 뺏긴 것 같았다 긴 겨울을 지나 YB의 앨범이 나왔다 8집 '공존' 나는 이 앨범을 수없이 들었다 나에게 이 앨범은 다시 찾아온 금요일 밤 같은 것이었다 앨범 소개와 인터뷰를 찾아보며 노래마다의 이야기를 디깅해갔다 그러던 중 5번 트랙 '편지'가 러브레터 마지막 방송 전날 밤 만든 곡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편지를 받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티스트에게 받은 편지 너무 소중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가수가 되었다 우연히 2024년 5월 YB TOUR ‘LIGHTS INFINITY’ 전국투어 콘서트를 보러 갔다 'DM레터'라는 이벤트에 채택이 됐다 객석에서 인터뷰와 YB 노래 한 소절을 부를 수 있는 기회였다 객석으로 조명이 오고, 수많은 곡이 머릿속을 떠다녔다 그리고 윤도현 선배님이 “저희 노래 안 해도 돼요 채보훈씨 노래해도 돼요!”라고 이야기해 줬다 '편지'가 떠올랐다 노래를 부르는 동안 꿈속에 있었다 윤도현 선배님의 코러스, 허준 선배님의 기타에 내가 '편지'를 부르고 있다는 건 꿈이 아닐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후 공연이 끝나고 윤도현 선배님께서 편지를 부를 줄은 몰랐다며 좋아해 주셨다 그리고 ‘네가 이 곡을 가졌으면 좋겠어!’라고 하셨다 진짜 꿈이 아닐 리 없다 순간 멍했다 기억 한 켠 먼지 가득한 추억이라 생각했던 금요일 밤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덕계못이라 생각하던 내가 성덕이 되었다 그날 밤 편지를 받고 작업실로 향했다 편곡 초반엔 과한 열정으로 수많은 버전을 만들었지만,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시 오랫동안 원곡을 들으며 내가 이 노래를 들으면서 어떤 마음으로 좋아했는지를 떠올렸다 나에게 이 곡은 애틋하고 풋풋한 첫 마음이었다 ‘산울림의 음악 들으면서 밤새 기타를 쳤었지’ 이 구절에서 YB의 음악을 들으며 밤새 기타를 쳤던 어린 내가 떠올랐다 고민이 풀렸다 1절은 어린 날의 추억을 담아 YB 선배님께 보내는 편지, 2절은 어른이 된 지금의 내가 모두에게 쓰는 편지 최근 나는 고민이 많았다 밴드 더베인은 내년에 10주년을 맞이한다 앞으로의 내가 나가야 할 방향과 무너지지 않을 마음이 필요했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과거의 나를 바라보며 마음을 다질 수 있었다 그동안의 긴 고민도 끝냈다 '편지'를 주신 윤도현 선배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어릴 때와 같이 여전히 나는 똑같은 꿈을 꾼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꿈 ‘부칠 수 없다 하여도, 받아줄 사람 없어도 ’ 올해의 끝에 이 곡을 여러분께 '편지'한다 2024년 12월 21일 채보훈 Credits: Artist THE VANE Lyrics by 윤도현 Composed by 윤도현 Arranged by 채보훈 Electric Guitar 채보훈 Bass 이종훈 Drums 김동률 Piano 채보훈 Recorded by 이숲 at Soop Record Mixed by 이숲 at Soop Record Mastered by 강승희 Sonic Korea Mastering MV Production Back Blue Fish Director 고봉수 2nd Director 서장호 PD 오규석 DOP 김민범 Stylist 황지은 Make-up Artist 명조 Hair Stylist 미향 Artwork 고봉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