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뉴스G_ep.308 시각장애 산악인, 안디 훌처_15.01.07

EBS 뉴스G_ep.308 시각장애 산악인, 안디 훌처_15.01.07

[EBS 뉴스G]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 맡고, 느끼고 기본적으로 우리 인간에게 주어진 이 오감 중 한 가지가 부족할 때 나머지 감각들이 더 섬세하게 발달하는 사례를 종종 보는데요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났지만 전문 산악인으로 성공한 안디 훌처 역시 남들이 상상하기 힘든 놀라운 일들을 이뤄왔습니다 그가 본 특별한 세상을 뉴스G에서 만났습니다 [리포트] 자전거와 산악스키를 즐기고 암벽등반으로 세계 최고봉 일곱 개 중 여섯 개를 등반한 산악인 안디 훌처 주말엔 기타와 오르간을 연주하는 밴드멤버로도 유명한 그는 시각장애인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게 다 가능하죠? 인터뷰: 안디 훌처 / 시각장애 산악인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보고 생각하는 것은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오감을 사용한 겁니다 아주 특별하고 중요한 것이죠 그리고 저는 오감 중에 한 가지만 없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감각의 80%를 가지고 있는 거예요 그것으로 저는 이 세상의 이미지를 그리기에 충분합니다 ” 그는 오스트리아 시골 마을에서 선천성 망막염이란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났는데요 누나인 엘리자베스도 같은 병을 앓고 있었죠 하지만 부모님은 두 남매를 평범한 아이들처럼 키웠습니다 인터뷰: 안디 훌처 / 시각장애 산악인 “부모님은 제가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을 얘기해주지 않았어요 물론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있다고 하셨지만, (저만) 볼 수 없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몰랐어요 그래서 저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놀며, 스키나 썰매도 탔고 자전거도 탔죠 ” 자전거를 탈 때는 마을의 모든 길을 외우고, 스키로 국제 크로스컨트리 대회에 나갈 정도로 남달랐던 어린 안디 평범한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그는 눈이 아닌 소리와 냄새, 느낌으로 세상을 인식하는 법을 배웠는데요 사춘기 시절엔 시각장애를 숨기고 싶어 더 노력했지만 곧 한계를 인정해야 했습니다 그럴 때 만난 것이 암벽 등반이었습니다 시력이 없어 산을 볼 수는 없지만, 동행한 친구의 발소리와 바람소리를 통해 땅의 느낌과 미리 닥칠 위험들을 상상했습니다 인터뷰: 안디 훌처 / 시각장애 산악인 “바람이 멈추면 암벽이나 뭔가 다른 게 있다는 거예요 바람이 반대쪽에서 불어오면 사이에 뭔가 있구나, 가장자리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 세상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정보들을 뇌로 가지고 옵니다 이건 제게 아주 중요하죠 ” 처음엔 모두 미친 짓이라고 했지만, 그는 다리를 잃은 산악인이나 같은 시각장애인들과 팀을 이끌며 인정을 받았습니다 지난 2005년부터는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한 킬리만자로 등정을 시작으로, 세계 최고봉 세븐 서밋에 도전중인데요 올해 4월 에베레스트 도전만을 남겨두고 있죠 마지막으로 시각장애인으로서 성공적인 산악인이 된 비결을 전했습니다 인터뷰: 안디 훌처 / 시각장애 산악인 “제 안에는 세 살짜리 어린 소년이 있습니다 그때는 기회나 위험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죠 환경에 대해서도요 모두에게 절대 자신 안에 있는 어린이를 버리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그 아이를 삶의 마지막 날까지 두세요 그건 아주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