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25:1-22 "안식년과 희년, 그리고 땅"
출애굽기 32장에서 언급된 안식일이 레위기 25장에 와서는 안식년과 희년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출애굽기 32장에서는 안식일을 사람이 일을 쉬며 안식하는 날로 정의되고 있다면, 이 안식일이 레위기 25장에서 안식년과 희년으로 확장되면서 그 안식의 대상이자 주체가 사람에서 가축, 그리고 거주하는 땅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주기로 한 그 땅으로 들어가면, 나 주가 쉴 때에, 땅도 쉬게 하여야 한다 ”(2) “일곱째 해에는 나 주가 쉬므로, 땅도 반드시 쉬게 하여야 한다 ”(4) 특별히 레위기 25장은 안식의 중심을 ‘땅’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곱째 해인 안식년에는 밭과 포도원 등 모든 땅을 경작하는 노동을 멈추어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 뿐 아니라 땅도 안식을 취할 수 있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계속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땅의 안식년이다 땅을 이렇게 쉬게 해야만, 땅도 너희에게 먹거리를 내어 줄 것이다 너뿐만 아니라, 남종과 여종과 품꾼과 너와 함께 사는 나그네에게도, 먹거리를 줄 것이다 또한 너희 가축도, 너의 땅에서 사는 짐승까지도, 땅에서 나는 모든 것을 먹이로 얻게 될 것이다 ”(5-7) 이 때 하나님은 여섯째 해에 두 배의 소출을 허락하시어서 일곱째 해 뿐 아니라 여덟째 해에도 생활에 아무 어려움이 없게 해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매 일곱째 해마다 모든 노동과 생산활동을 멈추라는 것은 지금도 매우 혁명적인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안식년에서 멈추지 않으십니다 일곱 번의 안식년이 지난 후 다시 한 번 더 안식년을 가지라고 하십니다 즉 49년 째에 일곱째 안식년을 취한 후 50년 째 다시 한 번 안식년을 가져야 하는데, 이를 희년(喜年)이라 불렀습니다 큰 기쁨이 있는 해라는 의미의 희년에는 단순히 안식을 한 번 더 취하는 것을 넘어서는 놀라운 회복과 자유가 선포됩니다 “너희는 오십 년이 시작되는 이 해를 거룩한 해로 정하고, 전국의 모든 거민에게 자유를 선포하라 이 해는 너희가 희년으로 누릴 해이다 이 해는 너희가 유산 곧 분배받은 땅으로 돌아가는 해이며, 저마다 가족에게로 돌아가는 해이다 ”(10) 여러 이유로 땅을 담보잡히거나 팔았던 사람은 희년에 그 땅을 아무 조건 없이 되돌려 받을 수 있습니다 여러 이유로 누군가의 종이 되었던 사람은 희년에 아무 조건 없이 가족에게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이 모든 것들이 개인의 소유가 아닌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유산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함으로 사회의 정의과 공정이 50년마다 제자리를 찾아 돌아오게 됩니다 이런 희년이 정말 가능하기나 한걸까요? 그런데 하나님은 그렇게 하라고 명하십니다 하나님은 백성들이 49년 째 쉬고, 또 50년 째 쉰 후 51년 째 생업으로 돌아가더라도 생활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도록 48년 째에 세배의 소출을 주시겠다는 약속까지 해주셨습니다 아무리 혁명적인 정치가라 할지라도 어떻게 이런 발상까지 할 수 있겠습니까? 아니, 발상은 할 수 있다 할지라도 실제로 어떻게 그 책임까지 질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하셨습니다 만물의 창조주 하나님은 만물이 참된 평안과 안식, 그리고 참 기쁨을 누리게 되기를 그 어느 누구보다 크게 갈망하십니다 그리고 그것이 땅에서 완성되는 것으로 여기십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한 개인의 구원을 넘어서 공간과 시간, 즉 모든 피조물과 우주만물의 유기적이고도 완전한 구원을 원하십니다 면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좀 더 크고도 멀리 하나님의 경륜 속으로 참여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