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날' 건국일인가, 침략일인가?
지난 26일, 호주 곳곳에서는 축제가 열렸습니다 보트 경주와 야외 콘서트가 열리고 사람들은 해변과 바비큐 파티에 모여 즐거운 날을 보냈죠 이 날은 ‘호주의 날’(Australia Day)이었습니다 호주는 1788년에 영국 '제1 선단'(First Fleet)이 시드니에 도착한 1월 26일을 건국기념일로 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날이 건국일로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데요 이유는 영국인들이 호주 땅에 도착한 이 날이, 원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침략과 지배가 시작된 날이기 때문입니다 호주 대륙에는 약 5만 년 전부터 원주민들이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영국의 식민지 개척자들이 온 뒤, 원주민들은 잔혹한 정복 정책과 학살에 시달렸습니다 백인 우선의 ‘백호주의’ 정책이 1973년에야 공식 폐기될 정도로 차별은 오랜 세월 지속됐죠 호주 인구 2천400만 중 약 3%(70만 명)를 차지하는 원주민은 아직도 사회 최하층입니다 이들은 기대수명이 나머지 호주인보다 10년 이상 짧으며 교도소 수감자의 2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매년 호주의 날에는 억눌려 살아온 원주민들의 시위가 이어집니다 BBC에 따르면 지난 1938년, 150주년 호주의 날에 원주민들이 ‘추모의 날’을 외친 것이 그 시초로 여겨집니다 올해 호주의 날에는 멜버른에 세워진 지 104년이 된 영국 탐험가 캡틴 쿡 동상이 분홍색 페인트 세례를 받았습니다 ‘자랑삼지 말라’(no pride), ‘훔쳐갔음’(stolen)등의 낙서는 덤이었습니다 이처럼 갈등의 표상이 된 건국일의 날짜를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는 원주민 정서를 고려, 1월 26일 대신 다른 날짜에 건국 기념행사를 열기도 합니다 그러나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지난해 "'호주의 날'에 대한 공격은 자유와 공정, 우정, 다양성 등 이날 기리는 가치를 부인하는 일"이라며 일각의 건국일 변경 주장을 일축했는데요 조사에 따르면 호주인의 절반 가량(49%)이 원주민들이 불쾌한 날짜를 호주의 날로 기리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논란의 1월 26일, 과연 호주의 건국일일까요, 아니면 침략일일까요? (*출처: B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