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아름다운 동행’ 4년의 기록…삶과 죽음, 깨달음
앵커 멘트 "서진아 엄마는 좀 많이 아파서 서진이 보다 많이 일찍 하늘나라로 가게 되었어 늘 응원하고 격려하고 함께 할 거야 나중에 다시 만날 때까지 사랑해 서진아 " 가족의 소중함이 더 절절히 느껴지는 요즘,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말기 암 환자들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한 다큐멘터리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연말을 맞아 최근 3부작으로 전파를 타고 있는 KBS스페셜 '앎' 얘긴데요, 특히 국내 최초로 4년여의 암 투병 과정은 물론 마지막 임종 순간까지를 동행해 삶의 이유와 그 깨달음의 과정을 생생히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과연 삶과 죽음은 무엇이고, 또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요? 박혜진 기자가 그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호스피스 병동에서 52살 이용식 씨의 가족이 편지로 이별을 준비합니다 녹취 故 이용식 씨 부인 : "당신은 너무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가장, 당신을 만나서 정말나는, 우리 가족은 정말 행복합니다 " 어느덧 찾아온 임종의 순간, 두 딸은 꼭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합니다 녹취 "가서 아프지 말고 잘 있을게 " 32살 젊은 나이에 위암 4기 판정을 받은 외과의사 정우철 씨는 다른 암환자들을 무료 상담하며 3년여의 긴 투병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녹취 故 정우철 씨(위암 4기/외과의사) : "제가 의사이긴 하지만 여러가지 정보도 얻고, 치병을 할 때 많이 도움을 받아서 (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 하지만 끝내 찾아온 이별의 순간, 어느새 훌쩍 자란 아들은 미국에 갔다던 아빠를 생의 마지막 날에야 다시 만납니다 녹취 故 정우철 씨 아들 : "아빠, 저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훌륭한 사람 (그래, 아빠도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 )" 녹취 "사랑하는 나의 서진아! 너는 아니?" 결혼 10년 만에 얻은 7살 서진이를 두고 떠나야 하는 김정화 씨, 정화 씨의 마지막 소망은 서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만 버티는 겁니다 녹취 故 김정화 씨(대장암 4기) : "기적까지는 안 바라고요 정말 초등학교 가는 거는 봤으면 좋겠어요 " 하지만 또다시 찾아든 청천벽력같은 소식 녹취 故 김정화 씨(대장암 4기) : "3개월 못 넘긴다잖아 더 짧아질 수도 있다잖아… " 이런 정화 씨가 생의 끝자락에서 다시 붙잡은 건 가족이었습니다 녹취 故 김정화 씨(대장암 4기) "(엄마 여기 예쁘게 생겼다 ) 예쁘게 생겼어? 고마워 엄마 집에 오니까 너 때문에 웃을 일이 생긴다 " 숨쉬기조차 힘든 어느 날, 호스피스 병동을 다시 찾은 정화 씨는 가족과 이별을 맞이합니다 녹취 故 김정화 씨 아들 : "아빠, 엄마 어디가? 할머니! 엄마 얼굴이 너무 깨끗해요 " 1965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문을 연 호스피스 '갈바리 의원', 이곳에선 매일, 삶, 그리고 죽음의 순간이 기록됩니다 녹취 "9월 14일 6시 33분 사망하셨습니다 (따뜻해… 뜨거워요 )" 말기 암 환자들과 동행한 4년여의 여정, 생의 마지막 순간, 그들이 전해준 깨달음은 죽음을 기억하라는 삶에 대한 성찰입니다 녹취 마리아 막달레나 수녀(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 "정말 내일로 미루지 말고 내일은 우리한테 다가오지 않으니까 오늘을 잘사는 것(이 중요하죠 )" 녹취 故 에디냐 수녀(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 "언젠가는 우리가 갈 곳을 생각한다면 죽음을 멀리하고 두려워해야 할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자연스러운 것인데 그것은 "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