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G] "여성만 탈 수 있어요" 효과 있을까?
http://home.ebs.co.kr/ebsnews/menu2/n...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영국 대중교통 내에서의 성범죄는 25% 급증했습니다. 그 중 40%가 런던지하철에서 발생했다고 하는데요. 피해자의 대부분인 여성이 피해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그 수치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노동당 당수 선거에 나선 제레미 코빈 의원이 공약 중 하나로 여성전용열차칸 도입을 내걸었습니다. 온전히 여성만 탈 수 있는 열차, 여성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겁니다. 지난 십여 년간 여성전용열차는 심각한 여성 성희롱과 성차별문제를 겪고 있는 몇몇 나라들에서 이미 시행돼 왔습니다. 멕시코는 2000년 열차 내 여성전용칸을 도입한 이후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현재 모든 열차의 앞 칸을 여성을 위해 비워두고 있습니다. 인도의 경우, 여성전용열차를 이용한 남성은 벌금을 물어야 하는데요. 특히 버스에서 완벽한 남녀 분리를 시행하고 있는 이란은 부부일지라도 따로 떨어져 가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모두 여성보호라는 명목으로 시행되고 있죠. 그런데 이런 여성전용칸이 정말 범죄로부터 여성을 지켜줄 수 있는 걸까요? 일본은 여성 승객의 절반 이상이 열차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는 보고 이후 2000년부터 여성 전용칸을 시행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의 지하철에도 여성전용칸이 설치되며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늘 걱정이 많습니다. 그들이 어쩌다 남녀혼용칸에 탔을 경우 그것이 추행을 당해도 좋다는 의미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만약 여성전용칸이 아닌 일반 칸에서 성범죄가 벌어지면 그 책임이 고스란히 여성전용칸을 타지 않은 여성에게 돌아가는 ‘피해자 책임전가’가 발생하는 겁니다. 따라서 여성들은 오히려 여성전용칸을 타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되죠. 여성전용칸 자체에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여성을 특정 구역에 격리하는 것이 여성 보호의 방법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우려하고 있는데요. 더욱이 성별 분리가 성범죄를 없애는 근본적인 해결책도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이처럼 여성전용칸에 대한 실효성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역시 1992년 지하철 1호선에 여성전용칸을 도입했다가 역차별 문제 등으로 중단한 전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지하철에서 몰래카메라 촬영 등 성범죄가 급증하자 여성전용칸 논의가 다시 점화되고 있습니다. 논란 속에서 도입과 폐지를 반복하고 있는 여성전용칸. 과연 누구를 위한 ‘여성 전용’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