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팀장] ‘임신 아내 사망보험금 95억’ 지급될까? / KBS 뉴스 7 대전 세종 충남 - 5월 3일 (월)

[앵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사고의 뒷이야기를 자세히 풀어보는 사건팀장 시간입니다. 성용희 사건팀장, 오늘은 어떤 사건 들고 나오셨나요? [기자] 네, 무려 95억 원의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교통사고를 내 임신한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살인죄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은 51살 이 모 씨에 대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 재판 과정에서 몇 차례 보도가 돼서 알고 계신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살인과 사기 혐의에 대해 1심에서는 무죄, 반대로 2심에서는 유죄로 무기징역이 선고됐고요.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사건을 고법으로 돌려보냈는데, 여기서는 또 과실치사만 인정돼 금고 2년이 선고됐고, 최근 대법원에서 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그러니까 살인과 사기 혐의는 최종적으로 무죄가 선고된 겁니다. 형사소송이 마무리되면서 이제 95억 원이 보험금 지급에 대한 민사소송이 시작됐습니다. [앵커] 무죄와 무기징역을 오갈 정도로 쟁점이 많았던 사건인데, 사건 내용부터 먼저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벌써 7년이 다 돼가는 사건입니다. 먼저 당시 사고 영상을 보시죠. 지난 2014년 8월, 경부고속도로 천안나들목 인근에서 이 씨가 몰던 승합차가 고속도로 갓길에 서 있던 화물차를 그대로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있던 캄보디아 출신의 20대 부인이 숨졌습니다. 당시 임신 7개월이었습니다. 당시 이 씨는 안전벨트를 착용했고, 아내는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상태로 조수석을 젖힌 채 잠이 든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이 씨는 졸음운전을 주장했는데요. 검찰은 차량 파손 부위가 조수석에 집중됐고, 부인의 혈액에서 수면 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점, 또 부인 앞으로 된 사망보험금이 95억 원에 달하는 보험 25개가 가입된 점 등을 들어 살인과 사기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앵커] 상식적으로 남편 혼자서 지급 보험금이 95억 원이나 되는 보험을 25개나 젊은 부인 앞으로 들었다는 게 지금도 이해가 잘되지 않거든요. 1심에서는 어떤 점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건가요? [기자] 핵심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간접 증거만으로는 범행을 증명할 수 없다"입니다. 1심 재판부도 여러 정황을 봤을 때 범행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부인 뿐만 아니라 이 씨의 혈액에서도 수면 유도제 성분이 나왔고 이 씨가 부인에게 수면 유도제를 먹여 재운 뒤 안전벨트를 푼 시점과 장소, 어떻게 조수석 부분만 부딪치게 해 자신만 살도록 사고 직전에 차량 방향을 틀었는지, 또 이 씨가 사고를 일으킬 동기가 충분한지, 이런 것들이 명확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앵커] 그런데 2심에서 살인죄가 유죄로 인정돼 무기징역이 선고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2심은 95억 원이나 되는 거액의 사망보험금, 이걸 범행의 주된 동기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사고 직전 이 씨 차량의 수상한 움직임도 근거로 들었는데요. 이 씨 차량에는 상향등이 켜져 있었고요. 화물차가 서 있던 비상정차대 입구 부근에서 방향을 오른쪽으로 틀어 비상정차대로 진입하더니, 왼쪽으로 갔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화물차의 뒷부분을 충돌했습니다. 또 수동변속기가 인위적으로 변경된 점 등 고의사고임을 뒷받침하는 간접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 항소심 판결은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됩니다. 살인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되돌려보냈습니다. 결국 고법에서 다시 심리해 1심과 마찬가지로 이 씨가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었고 아이를 위한 보험도 다수 가입했던 점 등을 근거로 과실치사죄만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대법원에서 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앵커] 그럼 남은 건 95억 원의 사망보험금을 이 씨가 받을 수 있느냐는 거잖아요? 이걸 두고 민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2016년 이 씨가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