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G] 모기는 언제부터 살았을까?

[뉴스G] 모기는 언제부터 살았을까?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길이 82킬로미터의 운하 1880년 프랑스는 국제 해상 무역에 큰 영향을 미칠 파나마 운하 건설에 착수합니다 그런데 공사를 시작한지 몇 년도 지나지 않아 1천여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이유도 모른 채 오한과 발열에 시달리다 죽게 되자 결국 공사가 중단되는데요 1892년, 영국의 세균학자인 로널드 로스가 이 죽음의 원인이 바로 ‘모기’라는 것을 알아냈고 그동안 나쁜 공기 때문에 걸린다고 믿었던 말라리아가 모기에 의한 전염병이라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냅니다 숲 속 오두막에서 생활하던 노동자들은 모기가 접근하기 손쉬운 목표였고 말라리아모기가 옮기는 바이러스는 그들에게 치명적이었죠 이후 1900년대 초 미국은 파나마 운하 공사를 재개하면서 동시에 모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는데요 바로 이때부터 모기를 퇴치하기 위한 각종 연구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여러 모기퇴치제의 시초가 됐다고 합니다 모기는 1억 7천만 년 전 쥐라기 후기 시대에 지금의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인류보다 훨씬 더 먼저 지구에 살고 있었던 건데요 고대 이집트 파라오 투탕카멘은 말라리아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했고 역사상 가장 큰 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더 대왕 역시 모기 때문에 요절하는 등 15밀리미터 미만의 이 작은 생물은 긴긴 역사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아왔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모기가 국가의 운명을 바꿔놓은 경우도 있습니다 1789년 서인도 제도의 아이티에서는 프랑스에 의해 강제 이주된 흑인 노예가 빠르게 급증하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 노예들이 대규모 폭동을 일으키자 나폴레옹은 2만 5천여 명의 무장한 진압군을 파견하지만 대부분의 군사들이 목숨을 잃고 고작 몇 천 명만이 살아 돌아옵니다 말라리아와 더불어 대표적인 모기 전염병으로 손꼽히는 황열병에 걸린 건데요 이미 황열병에 대한 면역력이 생긴 흑인 노예들은 살아남았고 변변한 무기 없이도 프랑스를 물리친 후 오늘날의 아이티 공화국을 세우게 되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모기는 무기보다도 더 중요한 전쟁의 위협 요인이 되기도 했는데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연합군은 한때 모기 때문에 발이 묶일 정도로 두 번의 세계 대전은 모기와의 전쟁이었고 이후 세계는 강력한 살충제 등을 동원해 모기 박멸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매년 7억 명은 모기로 인한 질병에 시달리고 그중 100만 명 이상이 사망에까지 이르고 있죠 아주 오래된 손님이지만 여전히 반갑지 않은 불청객 모기, 잠 못 이루는 여름밤이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