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낭송  ]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도종환  낭송 전필주 #시낭송 #내가사랑하는당신은 #도종환 #시낭송

[ 시낭송 ]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도종환 낭송 전필주 #시낭송 #내가사랑하는당신은 #도종환 #시낭송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도종환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었음 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없는 사랑말고  저무는 들녁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썰물보다는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세상을 흐르는 동안  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 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세상을 흐르는 동안  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 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