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이순신 장군도 원통할 듯"…'고물 신세' 전락한 거북선 / KBS 2024.03.01.

[자막뉴스] "이순신 장군도 원통할 듯"…'고물 신세' 전락한 거북선 / KBS 2024.03.01.

굴착기가 거북선을 내려칩니다. 용 머리가 힘없이 떨어지고, 몸체는 조각조각 부서져 나뒹굽니다. 2011년 경상남도가 원형을 복원하겠다며 16억 원을 들여 제작했는데, 지난해 폐기돼 고물상에 넘어갔습니다. 16억 원을 들인 거북선이 사라지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반나절, 이제는 이렇게 빈 공터가 됐습니다. 다른 지역 거북선은 어떨까요? 폐기된 거북선이 있던 거제에서 차로 한 시간. 경남 통영시에도 거북선 3척이 정박 돼 있습니다. 찾는 이가 많지 않아 입장료 수입은 한 해 6천만 원 수준, 반면 관리비는 3억 원으로 해마다 적자입니다. [관광객/음성변조 : "특별하게 볼거리가 있다든가. 이런 건 아니고…. 여수에도 거북선이 있는데 비슷하게 (생겼어요.)"] 전남 여수의 거북선은 무사할까. 10년 전, 26억 원을 들여 만든 거북선은 바다가 아니라 땅 위에 있습니다. 안을 살펴보니, 부식이 진행돼 목재 기둥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여수시 관계자/음성변조 : "목재이다 보니까 (바다로) 이전을 하면 원형 보존이 조금 힘들다고 판단을 했대요."] 2000년대 초 이른바 '이순신 열풍'에 너도나도 만든 거북선이 남해안에만 11척, 예산은 3백억 원 넘게 들었습니다. 많은 세금을 들였지만 고물 신세가 된 관광 상품은 거북선만이 아닙니다. 충북 괴산군이 세계 최대를 노리고 만든 가마솥. 무게 43톤, 제작비는 5억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기네스북 등재에 실패하고 19년째 방치되면서, 어떻게 처치해야 할지 모를 괴산군의 골칫덩이가 됐습니다. [인근 주민 : "지금은 (가마솥을) 쓰지도 못하고. 행사할 때 그전엔 옥수수도 찌고 그랬었는데."] 고민 없이 찍어낸 자치단체들의 관광 상징물은 결국, 세금 낭비의 상징물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 제보 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 이메일 : [email protected] #거북선 #고물 #관광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