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우리, 친구 아이가”…‘코로나 학번’의 비애를 아시나요? / KBS  2022.04.28.

[ET] “우리, 친구 아이가”…‘코로나 학번’의 비애를 아시나요? / KBS 2022.04.28.

이어서 ET콕입니다 고교 동창 넷의 우정과 갈등을 그린 영화 ‘친구’입니다 교복 단추를 한두 개 풀어헤친 채 모자를 삐뚜름하게 쓰고 가방을 옆구리에 낀 모습 반쯤 자른 회수권으로 버스에 올라타고, 성인 영화관에 조마조마해하며 들어가던 기억 까맣게 잊혀졌던 교복 시절과 함께 옛 친구에 대한 추억이 소환됐었습니다 ["괜찮다, 친구끼린 미안한 거 없다 "] 영국의 한 사회단체에서 내놓은 노년의 행복을 위한 조건 그 중 하나가,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친구 여섯'이었습니다 곁에 있어줄 친구가 필요한 게 어디 노인 뿐일까요 우리 모두 언제든 불쑥 전화할 수 있는 사람, 억울하고 분할 때, 잘잘못 따지지 않고 내 편을 들어주는 친구가 그립습니다 먹고 살기 바빠 소원해지기도 하지만 어릴 적 친구는 기억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존잽니다 [영화 ‘써니’ : "25년 전 수지네 집앞에서 평생 만나자고 한 맹세, 그동안 서로 못 지켰구나 "] 이런 점에서 2020년과 2021년에 입학한 고교생들과 대학생들은 비운의 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인생에 남을 친구를 사귈 시공간을 박탈당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현재 고3은 운동회나 수학여행은 물론이고 체육활동조차 사라진 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채 눈빛만으로 우정을 쌓았습니다 같은 창문을 이용했다는 의미의 '동창' 그 동창에 대한 기억을 통째로 빼앗긴 세대가 됐습니다 "동기생 100명 중 실제로 만나본 친구는 한 명 뿐", "1년 반 동안 학교에 세 번 갔다", "캠퍼스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모르겠다", 한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이른바 20, 21 '코로나 학번'들의 얘깁니다 친구와의 단절된 관계에서 오는 무력감이 그대로 묻어나죠 오죽했으면 스스로를 ‘미개봉 중고’ ‘고4’(고교 4학년)라고 할까 싶습니다 비대면 수업이 계속되면서 대학 캠퍼스는 그야말로 '적막강산'이었는데요, 동아리 활동은 멈추고 축제의 낭만도 사라져버렸습니다 캠퍼스에 정을 붙이지 못한 학생들은 군대에 가거나 반수 또는 편입시험에 대거 몰렸습니다 미국의 많은 대학들은 신입생들이 기숙사에서 1년 동안 삶을 공유하도록 '레지덴셜 칼리지'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이 시기의 친구 맺기가 학생들의 미래에 미칠 영향이 지대하다는 걸 알고, 긍정적 영향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의 공동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더스틴 모스코비츠는 하버드 대학의 기숙사 룸메이트였는데요, ["너는 어떻게 살고 있니 아기 엄마가 되었다면서 "] 정부의 위드코로나 선언으로 고교와 대학도 코로나 봉쇄에서 풀리고 있습니다 진정한 우정을 쌓고 나눌 수 있는 물리적인 시공간이 다시 열린 셈인데요, 마스크를 활짝 벗고 비로소 마주한 얼굴들에서 '평생지기'를 찾아내는 행운을 누리길 지금까지 ET콕이었습니다 ▣ KBS 기사 원문보기 : ▣ 제보 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홈페이지 : ◇ 이메일 : kbs1234@kbs co kr #코로나학번 #친구 #비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