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이야기] 물 뿜는 토성의 위성…엔켈라두스 / YTN 사이언스
■ 문홍규 / 한국천문연구원 박사 [앵커] 엔켈라두스는 토성의 62개 위성 중, 여섯 번째로 큰 위성입니다 엔켈라두스 한쪽에는 무언가로 쭉 그은듯한 길고 규칙적인 무늬가 보이는데요 최근 이 줄무늬의 정체가 밝혀져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별별 이야기'에서는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문홍규 박사와 함께 '토성의 위성, 엔켈라두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사님 안녕하세요 이 위성 엔켈라두스에 사진을 보면, 뭐 크레이터도 있고 맨 아래쪽에 푸른빛에 줄무늬가 있는데 약간 백호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동안 이 줄무늬의 비밀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최근에 밝혀졌다고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엔켈라두스는 지각이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되어서요 소행성과 혜성이 충돌한 크레이터가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일부밖에 없는데요 그것은 새로 생긴 지각이 오래된 지각을 덮어버리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인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엔켈라두스의 남극지역에만 손톱이나 빗으로 죽 그은 것처럼 길고 규칙적인 무늬가 보입니다 최근까지는 이유를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요 바로 지난주에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결론은 엔켈라두스의 표면은 얼음으로 덮여있고, 그 얼음 지각 아래, 지하 바다가 있고요 거기서 물이 얼음 형태로 뿜어져 나오면서 균열이 생긴다는 겁니다 그 균열이 연쇄적으로 주변에 영향을 줘서, 평행한 줄무늬가 생겼다는 겁니다 이것을 '호랑이 무늬'라고도 부르는데요 재밌는 건, 하필 왜 이게 극지방에만 나타나느냐는 겁니다 엔켈라두스는 긴 타원궤도로 토성을 공전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토성하고 가까워졌을 때하고 멀어졌을 때 이 지각이 느끼는 중력의 차가 크겠죠 그래서 지하 바다의 수면이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게 되고, 또 그 과정에서 마찰열로 물이 더워졌다가 차가워지기를 반복하게 되는데요 그렇게 되면 이제 얼음이 들썩거리겠죠? 그래서 얼음이 일부 깨지게 되고 갈라진 틈으로 물얼음이 나온다는 겁니다 지금은 지각이 얇은 남극 지역에만 생기지만, 북극 지방에서 이 줄무늬가 나타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줄무늬는 엔켈라두스가 토성을 공전하는 과정에서 중력 차 때문에 발생하는, 어떻게 보면 물얼음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자, 그런데 엔켈라두스 지하에 바다가 있는 건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궁금하고요 그 바다는 구체적으로 위치가 어느 즈음에 있나요? [인터뷰] 네 2005년, 토성 탐사선 카시니가 엔켈라두스 남극 지방에 나타난 뿌연 형체를 촬영해서 전송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충격에 빠졌었죠 처음엔 '카메라가 뭘 잘못 잡았나?' 하고 의심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카메라 오류가 아니었습니다 남극 지역에 간헐천이 확인됐고요 지금 추정하기로는, 얼음 지각에서 18∼22km 아래에 바다가 있고요 특히 우리가 주목하는 남극 지역에서는 바다까지 깊이가 약 5km라는 건데요 지구에서 이것은 가장 깊다고 하는 마리아나해구의 반 정도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엔켈라두스가 토성을 공전할 때 약간 떨리는 현상이 발견됐었는데요 과학자들은 암석으로 된 엔켈라두스 안쪽에 있는 암석 핵이 지하 바다 안쪽에서 분리된 채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일 거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얼음 알갱이는 엔켈라두스 남극 지역의 작은 틈으로부터 지하 바닷물이 언 채로 뿜어 나오는 그런 현상입니다 [앵커] 그뿐만 아니라, 이 엔켈라두스의 간헐천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 얼음 알갱이에서 유기화합물이 [YTN 사이언스 기사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