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취 물씬…민속마을의 이엉 잇기 / KBS 2022.10.20.
[앵커] 추수한 볏짚을 엮어 초가 지붕을 얹는, 이엉잇기.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우리의 전통 가을 풍경인데요. 순천 낙안민속마을의 이엉잇기 작업 현장을 이성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조선시대 읍성의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순천 낙안읍성마을. 색바랜 초가 지붕 사이로 듬성듬성 황금빛 지붕이 도드라져 보입니다. 경사가 심한 초가 지붕 위에서 미리 볏짚을 엮어 만든 이엉을 가지런히 펼치고, 일정한 간격을 두고 빈틈이 없도록, 그 위에 덧대는 작업이 이어집니다. 초가 지붕을 교체하는 이 마을의 연례행사, 이엉잇기 현장입니다. [김성연/이엉 잇기 작업자 : "미끄럽고, 그렇기 때문에 위험하죠. 그러니까 아침에 이슬이 있을 때 올라와서 하는 이유가 그것 때문이죠."] 지붕 아래에선 이엉잇기의 마지막 과정인 지붕 꼭대기에 얹을 용마름 틀기가 한창입니다. 작업자 대여섯명이 하루 종일 작업해도 두 채를 완성하기 쉽지 않은, 전통방식입니다. 아이들에겐 산 교육의 현장입니다. [전수진/광양 덕례초 교사 : "옛날 우리 조상들은 추수가 끝나면 이렇게 이엉 잇기를 해서 새 초가를 (단장했습니다)."] 가을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낙안읍성에선 내일부터 사흘간 조선시대 장군 부임 행렬 등 마을 주민들이 직접 준비하는 민속문화축제도 열립니다. [이광수/낙안읍성보존회 이사장 : "성곽 쌓기라든가, 그런 걸 지역 주민들이 직접 재연을 하고 또 우리 민속마을에 맞는 민속문화축제를 (준비했습니다)."] 낮고, 둥근 초가 지붕이 새 옷으로 갈아 입고, 민속놀이가 한판 벌어지는 사이 민속마을의 가을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성각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