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부족, 질병…“소말리아 수준” [클로즈업 북한] / KBS 2023.07.29.
정전협정 70년을 맞아 북한은 국방력을 한껏 과시했습니다 열병식장엔 주민들도 대거 동원해 결속을 강조했는데요 군사력만으론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죠 최근 유엔이 '2023 세계 식량안보 및 영양현황'을 발표했는데요 1년 새 북한 주민들 영양 부족은 더 심각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비교하기는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수치만 놓고 봤을 땐, 내전 중인 소말리아나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아이티와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북한의 영양 부족사태 이유는 무엇이고 앞날은 어떨 것인지, '클로즈업 북한'에서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푸른 초원을 달리는 염소와 소들 북한이 유제품 생산량을 늘리겠다며 전국 각지에 건설한 목장의 모습인데요 새 목장과 공장 덕분에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생산량이 1 5배나 늘었다고 전합니다 [조선중앙TV/7월 16일 : "(유제품 증산) 사업이 활발히 전개됨으로써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서 젖가루(분유) 생산량을 1 5배로 장성시켰습니다 "] 이렇게 생산한 제품은 주로 어린이들에게 공급한다는데요 [박룡선/평양시 물자공급관리소 책임부원 : "탁아소와 유치원에 있는 어린이는 물론 병원에 입원한 단 한 명의 어린이들을 위해서도 우유를 실은 차들이 달리고 있습니다 "] 북한 당국은 성장기 어린이들의 영양에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한혜경/평천구역 미래유치원 분과장 : "어린이들에 대한 젖제품 공급 정령이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되고 있습니다 확실히 키도 크고 영양상태가 좋아진 것이 알립니다 "] 관영 매체들에선 영양상태가 좋은 아이들의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기구가 평가하는 북한의 상황은 사뭇 다릅니다 주민의 절반 가까이가 영양 부족에 시달린다는 유엔의 조사 결과가 나온 겁니다 수치만 놓고 본다면 전체 인구 중 48 7%가 영양 결핍을 겪는 소말리아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지선/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 : "통계치에 근거해 단순 비교했을 때 40%대를 기록한 국가들이 북한을 비롯한 소말리아, 아이티, 마다가스카르 이런 국가들이 보이고요 그런데 문제는 45 5%가 지난 3년 동안 그 전 시기에 비해 일부 상향조정 됐잖아요 그런 부분에선 확실히 예전에 비해 식량 위기 사태가 좀 더 심각해졌다는 부분은 볼 수 있고요 "] 지난 3년간 코로나19를 이유로 국경을 봉쇄하면서 식량 상황이 더 나빠졌다는 평간데요 특히 만성적인 식량난과 영양 부족은 면역체계를 약화시켜 질병에 취약하게 만든다는 경고가 나옵니다 [김수연/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책임연구원 : "사실 우리가 다이어트 할 때도 굉장히 몸이 힘들고 감기도 잘 걸리잖아요 그런 것처럼 몸에 필요한 영양분이 들어오지 않았을 때 면역체계도 약해지고 질병이 들어 왔을 때 아니면 병원균이나 질병균이 들어 왔을 때 쉽게 걸릴 수 있는 체질이 되거든요 "] 식량 수급이 어려운 지방의 경우 영양 부족과 독감, 콜레라 같은 전염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북한에 가족을 둔 탈북민은 전합니다 [최경옥/前 북한 소학교 교원 : "지방에서는 세 끼니를 먹을 쌀도 없어서 하루에 세 끼 먹는 집은 너무 행복한 집이고 두 끼 먹으면 잘 먹었다 하루 종일 못 먹는 집도 있고 그래요 독감을 비롯한 각종 전염병들이 많이 돌아서 생활은 여전히 더 어려우면 어려웠지 나아지지 않아요 "] 여기에 당국이 여러 예방 접종을 시행하지 않아 주민 건강 상태를 더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홍역, 소아마비, 결핵 등 영유아가 맞아야 하는 필수 예방 접종조차 지난해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2022년도 세계 백신접종 현황 보고서'는 진단했습니다 [김수연/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책임연구원 : "영유아 시기 백신 접종은 사실 굉장히 중요하죠 이건 사망과 직결돼 있다고 볼 수 있거든요 북한의 고난의 행군 이후로는 그런 부분들(백신 생산)이 기술력도 그렇고 사라진 것들이 아닌가 생각 하고 있고요 두 번째론 콜드체인(저온유통) 문제거든요 북한에서 백신을 만들어 내더라도 보관 할 수 있는 곳과 애들에게 맞출 때까지 이동할 수 있는 냉장 장치가 많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좀 문제이고 "] [조선중앙TV/6월 26일 : "올해 알곡 생산목표를 기어이 점령할 각오를 안고 각지 농업근로자들이 영농공정 수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 벼농사는 물론 과수와 축산, 물고기 양식까지 먹거리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북한 하지만 올해도 주민들의 영양상태는 개선되긴 어려울 거란 전망입니다 우선 식량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요 종잡을 수 없는 기후 상황과 관개시설의 미비, 턱없이 부족한 비료와 농자재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단기간에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입니다 농사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농민들의 모습은 관영 매체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인수/평양과수농장 작업반장 : "올해 봄 날씨 놓고 보면 4월에 과일들이 꽃이 피고 수정이 돼야 하는데 낮은 온도가 지속되고 낮과 밤 온도 차이가 심하다 보니까 꽃이 제대로 피지 못하고 수정률이 떨어졌습니다 "] [김영일/원산목장 지배인 : "요즘 비가 많이 내리고 엘니뇨현상으로 해서 기온이 올라가기 때문에 염소 사양관리에서 매우 불리합니다 "] 3년 넘게 국경이 봉쇄되면서 무역을 통해 돈벌이를 했던 주민들의 소득도 줄어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식량 접근성이 떨어졌다는 겁니다 [최경옥/前 북한 소학교 교원 : "국경이 열릴 거라고 얘기는 계속하는데 쉽게 열리지 않으니까 생활은 점점 어려워지죠 밀무역을 통해서 그로부터 많은 돈벌이 종류가 생겨나는데 그게 막히니까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없어서 지금 생활이 더 어려워요 "] 형편이 어렵다 보니 빚을 지게 되고 급기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최경옥/前 북한 소학교 교원 : "빚지다 빚지다 못해 아무래도 이렇게 살 바에 죽어야겠다 하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꽤 늘어나더라고요 생활이 어려워지니까 (최근에 일들인가요?) 최근에 일들이에요 그래서 저희도 많이 변했네 얼마나 힘들었으면 가족을 생각하지 않고 자살까지 할까 그렇게 어려워요 "] 지난해부터 시행된 신양곡 정책이 식량난을 더 악화시켰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지선/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 : "작년 10월부터 실시된 신양곡 정책으로 인해서 북한 정권이 무리하게 시장을 억압, 통제하는 방식으로 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개인 간의 식량 거래가 금지돼있다고 들리고 있고요 그로인해 북한 주민들이 식량 확보하는데 굉장히 큰 문제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당국은 양곡판매소를 통해쌀과 옥수수를 시장 가격보다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론 월 1회, 1인당 5kg 정도로 구매를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지선/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 : "양곡 판매소가 제대로 활동하게 된다면 말 그대로 배급제가 완벽하게 작동하게 되는 건데요 문제는 양곡 판매소에서 판매하는 식량량 자체도 확보가 되지 않은 상태고 또 개인이 살 수 있는 식량도 매우 제한이 돼 있기도 하고요 또 문제는 제공하는 식량의 질 자체도 매우 낮아서 시장을 대체하기엔 아직 부족한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는 북한이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11만 톤이 넘는 쌀을 수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시작 전인 2019년보다 약 5배 늘어난 건데요 역시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 부족이 주된 원인이란 지적입니다 그리고 이처럼 장기화된 식량난은 영양 부족 현상을 넘어 영유아 성장발육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입니다 [김수연/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책임연구원 : "과거 고난의 행군 때도 가장 문제가 아이들의 영양이 부족하다 보니 키가 너무 작은 거예요 일시적인 영양부족은 지금 먹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성장 발달 부분은 어떻게든 해결이 안 됩니다 그래서 장기적인 만성 영양 부족은 굉장히 치명적인 역할을 할 수가 있는 거죠 그리고 그때 당시에 겪었던 질환, 결핵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나중에 커서도 여러 장기나 성장하는데 그런 질환을 갖고 있어야 되는 부분이라서 어렵습니다 "] 전쟁의 포성이 멈춘 지 70년 하지만 평범한 주민이 쌀밥에 고깃국 먹는 건 아직도 그림의 떡인 북한 핵과 미사일로는 눈앞의 식량난을 헤쳐나갈 수 없다는 현실을 언제쯤 인정하고 국제사회와의 협력에 나설지,안타까움이 커가고 있습니다 ▣ KBS 기사 원문보기 : ▣ 제보 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홈페이지 : ◇ 이메일 : kbs1234@kbs co kr ▣ "KBS 뉴스를 지켜주세요" 수신료 헌법소원 탄원 참여 ( #북한 #영양부족 #질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