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장례식서 보여준 미국 대통령들의 품격...나란히 앉은 트럼프 오바마 화기애애

카터 장례식서 보여준 미국 대통령들의 품격...나란히 앉은 트럼프 오바마 화기애애

(서울=뉴스1) 구경진 기자 = 9일(현지시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이 워싱턴 대성당에서 엄수됐습니다 이날 장례식에는 전·현직 대통령들이 총출동했는데요 이른바 대통령 클럽의 멤버인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참석한 트럼프는 2016년 당시 그의 첫 번째 부통령이었던 마이크 펜스와 악수를 나눴는데요 펜스 전 부통령은 2020년 대선 패배를 뒤집으라는 트럼프의 요구를 거부한 이후 MAGA(트럼프 지지자)로부터 배신자로 낙인 찍혔고, 작년 대선에는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말해 서로 껄끄러운 사이죠 펜스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다가 앨 고어 전 부통령이 일어나자 마지못해 손을 내미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도착한 오바마 전 대통령과도 역시 불꽃 튀기는 설전을 벌였던 사이인데요 트럼프는 오바마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출생 음모론을, 오바마는 트럼프를 민주주의의 위협으로 규정한 바 있죠 하필 이날 장례식에서 옆자리에 앉게 된 두 사람 하지만 오바마와 트럼프는 장시간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는 반전을 보여줬습니다 몸을 기울이며 경청하는가 하면 이따금씩 미소를 짓기도 했습니다 앙숙과의 조우는 이후에도 계속됐습니다 작년 대선에서 맞붙었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트럼프는 자리에 들어서는 해리스를 빤히 쳐다봤지만 해리스는 인사하지 않고 그대로 착석합니다 이후에도 트럼프는 계속해서 해리스를 응시했지만, 해리스는 뒤도 돌아보지 않는데요 냉랭했던 건 트럼프뿐만이 아닙니다 질 바이든 여사와도 간단한 인사만 나누고 대화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도 어색한 기류가 흘렀는데요 장례식 내내 오른쪽으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꼿꼿하게 정면만 응시합니다 지난해 12월 29일 100세의 나이로 눈을 감은 카터 전 대통령 이날 장례식에서 또 눈길을 끌었던 장면은 다름 아닌 라이벌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이 남긴 추도사였는데요 두 사람은 1976년 대선에서 맞붙었던 정적이었죠 포드는 사망하기 전 카터를 위한 추도사를 미리 작성했습니다 AFP는 “미국 대통령 5명이 감동적인 국장에 모여 국민적 통합의 순간을 가져왔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미카터 #트럼프 #오바마 #해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