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 반도체 노동자 사망…‘산재 불인정소송냈다’ 뒤늦게 취소 / KBS뉴스(News)

27살 반도체 노동자 사망…‘산재 불인정소송냈다’ 뒤늦게 취소 / KBS뉴스(News)

반도체 공장 노동자가 또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에 걸려 세상을 떠났습니다 27살이었습니다 고인은 그나마 투병 중에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는데, 회사 측은 이 산재 결정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다가 유족 항의를 받고 취하했습니다 변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유달리 웃음이 환했던 반도체 노동자 이가영 씨 서울반도체에서 일한 지 2년 만에 악성림프종에 걸렸습니다 삶의 의지를 놓지 않고 2년간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8일, 27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유족들은 이 씨가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이나 보호 조치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故 이가영 씨 유가족/음성변조 : "입사 때도 아주 건강이 양호한 상태로 입사했었고, 목뼈에서 골반까지 척추 전이가 돼서 (허리가) 그렇게 아팠던 거고요 "] 투병 중에 산업재해 판정을 받아 치료비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던 이가영 씨 하지만 회사 측은 지난 1월, 산업재해 인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근무 환경에는 위험이 없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입니다 이에 유가족이 장례절차를 진행하지 않겠다며 반발하자, 사측은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습니다 [서울반도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 사업장은 안전하다고 판단을 해서 (산재 취소소송이) 그렇게 진행이 된 것 같습니다 유가족의 의견을 들어주고자 (소송 취하) 결정이 된 것 같습니다 "] 반도체 노동자 인권 시민단체인 반올림 측은 전자산업 노동자 가운데 직업병으로 사망한 사람이 제보받은 것만 197명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조승규/반올림 활동가/노무사 : "전자산업 공장에서는 수백 가지 유해한 화학물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주들이 자기 사업장은 안전하다고 경각심 없이 믿고 있는 것은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반올림은 그동안 137명에 대한 산업재해를 신청했지만 인정받은 사람은 43명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