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덫…부자 노인을 노린다 / KBS 2022.07.02.
최근 치매를 앓고 있는 부유층 노인에게 접근해 재산을 빼돌리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늘고 있습니다 위장 결혼이나 입양을 통해서 이런 일이 가능했다고 하는데요 제도적으로 어떤 허점이 있는 건지 염기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방배동의 5층 빌딩입니다 96살 김 모 할머니는 이 빌딩 뿐만 아니라 반포동의 5층 건물과 이촌동의 아파트 등을 소유한 수백억원대 자산가압니다 김 할머니는 2016년부터 노인성 치매를 앓기 시작했고, 가족들은 2019년부터 요양보호사를 들였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4월 이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김 할머니 통장에서 80만 원에서 5백만 원까지 모두 10차례에 걸쳐 3천100여만 원이 인출된 겁니다 가족들은 요양보호사 이 씨의 소행이라고 주장합니다 [김성환/김 할머니 조카 : "(이모씨) 본인 통장으로도 송금을 하고, 또 이 모 씨의 아들 집을 수리하는 데도 1,800만 원이 송금된 게 확인됐습니다 "] 심지어 이 씨는 입양을 통해 김 할머니의 수양딸로 등록이 돼 있었습니다 ["할머니의 의지와 의사대로 입양이 된 건지 확인해봤더니 그게 아니었던 것을 발견하고 "] 가족들은 유산을 노린 입양이라고 주장하며 입양 무효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취재진은 이 모씨의 설명을 듣기 위해 여러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이씨는 응하지 않았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 문자 보냈었는데 ) 누구세요? (KBS 염기석 기자라고 합니다 ) "] 치매 노인의 수양딸로 어떻게 입양이 가능했을까? 구청에서 진행되는 입양이나 결혼 신고는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OO구청 직원 : "(신분증·도장 가지고오면 제가 대리인처럼 해서 접수할 수 있는 건가요?) 네,네 (따로 의사 확인하거나 그런 건 아닌가요?) 네,네 "] 치매 노인을 노린 위장 결혼이나 입양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게 법조계의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치매 초기일 때 법원이 감독하는 '임의 후견 계약'이나 금융기관에 재산을 신탁하는 방안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박현정/하나은행신탁센터장 : "재산을 맡길 테니까 그중에 '병원비·간병비·요양비 그 다음에 주거비, 이런 걸로만 써라' 그리고 '혹시 내가 무슨 일이 생기면 그때 가서 사후에 내가 지정한 사람에게 넘겨줘라' 유언의 역할을 하라는 거죠 "] 입양이나 혼인 신고를 할 때 당사자들이 모두 출석해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법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염기석입니다 ▣ KBS 기사 원문보기 : ▣ 제보 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홈페이지 : ◇ 이메일 : kbs1234@kbs co kr #치매노인 #위장결혼 #입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