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시끄럽다”…아파트 외벽 작업자 밧줄 끊어

[뉴스 따라잡기] “시끄럽다”…아파트 외벽 작업자 밧줄 끊어

기자 멘트 고층 건물 외벽에서 작업을 하는 근로자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생명줄이나 다름 없는 밧줄에 의지한 채 매달려 있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아찔합니다 그런데 며칠 전 경남 양산에서 아파트 외벽 보수 공사를 하던 인부 한 명이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처음에는 밧줄에 문제가 생겨 추락사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상상도 못했던 끔찍한 일이 있었습니다 누군가 날카로운 물건으로 밧줄을 자른 흔적이 있었던 건데요 범인을 잡고보니 밧줄을 자른 이유는 더 황당했습니다 누가 이런 일을 저지른 걸까요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경남 양산시의 한 아파트 지난 8일 오전 8시쯤, 아파트 내부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우린 그때 아침밥을 먹었어 밥 먹을 때 보니까 뭔가 퉁 소리가 나서 뭐 엎어졌는가보다 싶었지 ”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안에 있던 사람도 다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 사람이 떨어지는 소리 다 들었다고…… ” 아파트 뒤편 화단에 한 남성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녹취 임성호(경남 양산소방서 소방교) : “환자분이 건물 뒤편 콘크리트 바닥에 반듯하게 누워있는 상태였습니다 환자가 의식하고 호흡이 없었고…… ” 다급하게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숨진 뒤였습니다 숨진 남성은 아파트 외벽에 매달려 보수공사를 진행하던 46살 김 모씨 녹취 인근 상인(음성변조) : “이분들이 실리콘 작업 따로 하시는 분들이거든요 돌아가신 분은 출근한 지 3일째 바로 돌아가신 거예요 ” 당시 현장에는 김 씨를 포함해 모두 4명이 외벽에 매달려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김 씨는 12층 높이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밧줄이 끊어지면서 그대로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처음에는 장비 문제로 일어난 추락사로 생각했습니다 녹취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저희는 전부 다 그냥 추락사인 줄 알았어요 뭐 줄이 노후돼서 추락사한 줄 알고…… ” 그런데, 조사에 나선 경찰이 단순 사고사가 아닐 수 있다는 증거를 발견합니다 인터뷰 최유인(경사/경남 양산경찰서 강력팀) : “현장에 출동해보니까 작업자들 밧줄이 자연스럽게 훼손된 게 아니고 누군가에 의해 인위적으로 절단한 단면이 확인됐습니다 ” 김 씨를 지탱하던 지름 1 8cm 밧줄은 날카로운 물건에 잘린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인부들이 매달려 있던 4개의 밧줄 중 김 씨의 밧줄은 완전히 끊어졌고, 또 다른 동료 직원의 밧줄도 반쯤 잘린 상태였습니다 인터뷰 최유인(경사/경남 양산경찰서 강력팀) : “(다른 작업자가) 갑자기 ‘뚝’ 하는 느낌을 받았다 줄이 끊겼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그냥 자기가 조작을 잘못해서 그런 것 같다 좀 이상하다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옆에서 소리가 들리면서…… ” 누군가 밧줄을 잘랐을 가능성이 큰 상황 CCT를 확인 결과, 사고가 일어난 시간을 전후로 아파트 내부로 들어간 사람은 따로 없었습니다 경찰은 아파트 내부에 있던 사람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던 중 이 아파트 주민 41살 서 모 씨를 피의자로 지목합니다 인터뷰 최유인(경사/경남 양산경찰서 강력팀) : “범행 현장에서 족적(발자국)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족적을 발견해서 그 족적과 유사한 동일한 신발이 있는지 세대를 탐문하던 중에 그 피의자의 주거지에서 동일한 신발 문양이 있는 슬리퍼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 경찰의 추궁에 서 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고 합니다 숨진 김 씨와는 전혀 알지 못하던 사이, 왜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지른 걸까요 녹취 인근 상인(음성변조) : “(서 씨가) 술을 먹고 동네를 배회한다거나 앞에 앉아있는다거나 (했죠 ) 인상이 그렇다 보니까 사람들이 무서워하고 꺼리는 그런 건 있었어요 ” 그날 새벽에도 인력 사무실을 갔다가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일감을 얻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 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습니다 잠을 청하려는 차에 인부들이 휴대전화로 음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