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트라우마 끝? 외국 금융사에 외환시장 개방
전 세계 수많은 금융기관들이 달러를 사고 팝니다 미국이 아닌 역외 금융시장에서 말이죠 엔화도 유로화도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원화도 그럴까요? 아닙니다 한국은 법으로 외국 금융기관끼리 역외 외환시장에서 원화 거래하는 걸 막아놨습니다 그래서 국내에서만 가능한데, 이곳에서는 한국 금융기관만, 그것도 정부 인가를 받은 곳만 원화 거래를 할 수 있고, 외국 금융기관은 국내 기관의 고객으로만 거래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수수료를 내고 말이죠 여기에 거래시간도 한국 시간으로 오전 9시 오픈 오후 3시 반에 마감입니다 이 정도면 거의 조선시대 척화비 수준 아닌가 싶은데요 그럼 이걸 왜 그렇게 막아놨냐? 바로 과거 외환 위기에 따른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랬던 정부가 드디어 국내 외환시장을 개방하고, 시간도 대폭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역외 원화시장 개설까지는 아니지만 큰 발전입니다 외국환거래법과 시행령을 개정해 정부의 인가를 받은 외국 금융기관이 직접 국내에서 원화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만 거래 모니터링을 위해 원화 결제는 인가받은 국내 금융사를 통할 때만 허용됩니다 또 국내 개장 시간을 현재 오후 3시 반에서 새벽 2시까지 늘리기로 했습니다 런던 금융시장 마감 시간에 맞춘건데, 이후 여건을 봐가며 24시간으로 확대할 방침입니다 이렇게 되면 국내 주식을 사려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시간 제약 없이 한국 외환시장에 참여하는 글로벌 은행을 통해 원화를 바꿀 수 있고, 국내 개인 투자자들도 야간 시장에 해당 환율로 바로 환전해 미국 주식을 살 수 있습니다 일단 이것만 봐도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되는 외국인 자금이 더 늘어날 수 있겠죠? 금융이든 외환이든 시장의 개방은 자신감이 뒷받침돼야 가능합니다 이만큼 국내 상황도 성숙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20여년 만의 개선,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보시죠 #김용민기자 #역외외환시장 #원화거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