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기습 폭행, 스마트워치가 살렸지만...접근금지 명령 '사후 약방문' 논란 / YTN
[앵커] 얼마 전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이혼한 부인을 찾아가 무차별 폭행한 전남편이 구속된 사건 전해드렸는데요, 당시 피해 여성은 스마트워치를 눌러 신고했고, 경찰이 범행 장소에 신속히 출동하면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접근금지 명령을 어겨도 사후 처벌에만 그쳐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A 씨는 지난해 11월 남편과 이혼한 뒤 홀로 아이들을 키워왔습니다 지난 17일 오후 6시쯤 양육비 문제로 전남편과 전화 통화를 하며 말다툼을 벌이는데, 갑자기 회사 사무실 문을 박차고 전남편이 들이닥쳤습니다 혼자 있던 A 씨는 흉기를 지니고 들어온 전남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고, 머리카락이 뜯기고 몸 곳곳에 멍이 드는 피해를 봤습니다 [A 씨 / 피해자 : 칼을 가져왔는데 칼이 어디 갔지 하며 계속 찾다가 없으니까 손으로 폭행했어요 경찰이 안 왔으면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 전남편은 A 씨가 신고를 못 하게 휴대전화까지 부쉈습니다 이에 A 씨는 스마트워치를 눌러 경찰에 신고했고, 10분 뒤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가까스로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인천 계양경찰서 관계자 : (스마트워치 통화에서) 비명 소리가 나고 실내에서 폭행 중인 상황이 파악된 거죠 (위치가) 피해자 직장 사무실 안인 것을 확인했고요 피의자는 현장에서 현행범 체포했습니다 ] 경찰은 특수 상해 혐의 등으로 전남편인 40대 남성 정 모 씨를 구속했습니다 전남편이 기습적으로 찾아와 A 씨를 폭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달 24일 밤에도 전남편이 A 씨를 흉기와 염산으로 위협한 뒤 차에 태워 강원도로 납치하며 폭행한 겁니다 경찰 공조 요청을 받고 출동한 순찰대가 고속도로에서 A 씨를 찾아냈지만, 당시 A 씨는 보복의 두려움과 다른 가족까지 위험할 수 있단 생각에 신고를 무마했습니다 [A 씨 / 피해자 : 제 머리를 잡아끌더니 염산을 들이붓는 시늉을 계속했거든요 정말 공포였고 그때 정신이 나갔어요 (전남편이) "네가 만약 신고해서 내 신변에 이상이 생기면 네 엄마, 동생네 가족도 다 죽이겠다"고 했어요 ] 이 일 직후 전남편에 대한 접근금지 신청을 했는데, 전남편이 이를 어기고 찾아오면서 불과 보름 만에 또 사건이 터진 겁니다 가정폭력처벌법상 100m 이내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를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 벌금이 내려집니다 하지만 주로 벌금형에 그쳐 가해자가 접근금지 위반을 가볍게 여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접근금지 명령을 위반하면 유치장 등에 임시로 가둘 수는 있지만 실제로 이를 적용하는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여성청소년과 경찰 관계자 : 가정폭력으로 임시조치해서 구치소나 유치장에 유치한 경우가 한 번도 없어요 인신 구속을 하는 거라 법원에서도 (동행영장이) 잘 안 나와요 ] 전문가들은 위반 즉시 불이익을 신속하게 가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오윤성 /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어긴 사람에 대해선 즉각적이고 확실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외국에선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면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어요 ]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가정폭력을 가정 내 문제로 치부하는 분위기를 바꾸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 co 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YTN은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YTN을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 (중략) ▶ 기사 원문 : ▶ 제보 하기 : ▣ YTN 유튜브 채널 구독 : ⓒ YTN & YTN plus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