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실향민과 탈북민 함께 만드는 ‘고향의 맛’ / KBS뉴스(News)

[통일로 미래로] 실향민과 탈북민 함께 만드는 ‘고향의 맛’ / KBS뉴스(News)

소울푸드라는 말이 있습니다 원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힘든 타향살이를 견디며 먹던 전통음식을 칭하는 말이었다는데요 지치고 힘들 때 위로가 되어주는 음식 역시 고향음식인가 봅니다 투박한 고향 음식 한 그릇이 주는 따뜻한 위로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보셨을텐데요 올 한해 유난히 이 고향음식이 그리웠을 분들이 있죠? 바로 실향민과 탈북민들인데요 얼마 전 이북음식으로 요리경연대회를 열어 함께 고향의 맛을 추억했다고 하는군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남북요리만들기 정은지 리포터가 특별심사위원으로 활약했다는데요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전통의 맛을 이어가는 강원도 평창의 정강원입니다 낮은 담장 너머 보이는 수백 개의 장독대, 아직 온기가 없는 가마솥엔 밤새 내린 눈이 그대로입니다 늘 고즈넉한 이 곳에 오늘은 활기가 넘치는데요 잠시 뒤 펼쳐질 특별한 요리 경연 때문입니다 ["제2회 남북요리 만들기 대회를 선언합니다 "] 올해 2회째를 맞이한 남북요리 만들기 북쪽에 고향을 둔 실향민과 탈북민은 맛의 뿌리도 공유하고 있는데요 이번엔 돼지고기를 이용한 고향의 맛을 보여줄 거라고 하네요 어떤 요리가 탄생할지 저와 함께 지켜보실까요? 실향민과 탈북민이 한 팀이 되어 요리실력을 겨루는 경연 기쁘게도 저도 심사위원 중 한명으로 초대받게 되었습니다 요리가 한창인 가운데 조금 특이한 식재료가 눈에 띄는데요 [나운화/탈북민 : "북한에선 고기가 없으니까 명절날에 집에서 먹던 인조고기거든요 이렇게 손으로 뜯으면 더 맛있어요 "] 양파와 삼겹살을 쪄낸 음식으로 고향 신의주의 맛을 되살리는 팀도 있습니다 [홍성호/실향민 2세 : "찜으로 하게 되면 양파향이 고기에 다 배가지고 담백한 맛이 나면서 몸에도 아주 좋은 음식으로 아주 초간편 요리입니다 맛은 아주 맛대로 좋고요, 이게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해요 "] 한편,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던 탈북민 송영심 씨와 실향민 2세 황명화 씨 팀은 표고버섯 등갈비찜으로 연승을 노려봅니다 ["이정도로 하면 상 탈 수 있겠어 (그렇죠 이제 마지막에 파를 넣고 파랗게 해 놓고 )"] 하나하나 의견을 나누며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는데요 알고 보니 한 해 전 자매결연을 통해 만난 사이라는 두 사람 ["같은 실향민 평안도예요 같은 고향 자매결연 맺으시고 같이 서로 "] ["결혼할 때 주례를 서주시고 남편이 "] ["남편분이 우리 주례를 서주셨어요 "] ["가끔씩 왕래를 하지 "] 참가팀 모두가 같은 고향, 같은 추억으로 맺어진 터라, 한 가족이나 다름없는 사이가 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강봉순/이북5도 강원사무소 탈북민 대표 : "강원도 이북5도 사무소는 해마다 열 쌍씩 해서 현재 한 60쌍이 자매결연을 맺었고요 아빠처럼, 오빠처럼 또 언니처럼 이렇게 같이 가족같은 분위기로 하니까 북한이탈주민들은 행복해하고 좋아하고 있습니다 "] 끈끈한 화합으로 완성한 따뜻한 요리들 결과가 좋다면 더 기쁘겠죠? 어느새 맛을 평가할 시간인데요 ["이게 양념장에 찍어 드셔야 제맛이라요 "] 재료 본연의 담백한 맛을 살리는 게 이북 요리의 특징! 사실 다들 실력이 뛰어나 심사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조선모/실향민/심사위원 : "역시 고향의 음식이라서 그런지 요리하는 성의라든가 또는 자료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아주 제 입맛에 들게 잘했다고 봤어요 "] [이예선/탈북민/평가단 : "북한에서 먹던 음식 그 향 그 맛 손맛 그대로예요 그래서 다 맛있어요 "] 고향의 맛엔 다들 높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어서였을까요? 심사 결과, 결국 참가자 모두에게 상을 주기로 결정됐는데요 [송영심/탈북민 : "평화상을 받았는데요 우리가 작은 음식으로부터 시작해서 평화에 통일에 작은 희망이 시작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고향의 맛을 통해 정을 나눈 참가자들 대회가 끝난 뒤엔 화합과 통일을 상징하는 비빔밥을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