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탈북민 자영업…북한 음식 ‘도전’ / KBS뉴스(News)
국내 정착한 탈북민 사이에도 창업이 각광을 받고 있나 봅니다 해마다 2천 명 정도의 탈북민이 창업에 나선다는 통계도 있는데요 하지만 치열한 창업 전선에서 어려움은 더욱 많겠죠 오늘 소개해드릴 청년 탈북민 사장님 사연에 해답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2년 전 스물셋 나이로 태권도 선수를 꿈꾸며 탈북했다는데, 음식점 사장님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하네요 음식점 문을 연 지 불과 다섯 달밖에 안 됐지만 성적이 꽤 괜찮다는데요 비결이 뭘까요? 채유나 리포터와 함께 찾아보시죠 [리포트] 주방용 두건과 앞치마를 두르고 재료 손질에 한창인 청년 북한음식점을 운영한 지 다섯 달에 접어든 초보 사장, 탈북민 최현 씨입니다 [최 현/35세/탈북민·북한음식점 운영 : "북한, 우리 고향에서 먹던 음식 그대로 하는 거예요 사람 고용하기 어려워서 지금은 혼자 하고 있어요 "]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손님들이 하나둘씩 모이고,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주방이 바빠집니다 식당의 주메뉴는 감자 냉면 농마 국수라고도 불리는 대표적인 북한의 서민 음식입니다 [최 현/35세/탈북민·북한음식점 운영 : "(저는) 백두산 밑이 고양이거든요 양강도라고 그쪽이 감자 고장이니까 감자가 많이 나와요 점심시간에 냉면 드시러 많이 오세요 요즘에 더우니까 "] 색다르면서도 거부감 없는 맛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즐기는데요 [이영미/손님 : "감자로 만들어진 면이라서요 제가 처음 먹어봤거든요 되게 쫄깃쫄깃하고요 북한이라고 생각하면 모르겠는데 전혀 그런 거 생각 안 하고 먹어서 일반 식당에서 먹는 것 같이 편안하게… "] 또 다른 인기메뉴인 두부밥은 이곳 탈북민에게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김성태(가명)/탈북민 : "이건 이제 두부로 만든 거예요 (한국의) 유부초밥하고 같은 계열이죠 맛은 조금 다르고 북한의 대중 음식이죠 (고향 생각 많이 나세요?) 네, 고향 생각 많이 나죠 "] 바쁜 점심시간이 지나고, 잠깐 짬을 내 산책에 나선 최현 씨 이제는 가게 일이 제법 익숙해졌지만 12년 전 한국에 올 때까지만 해도 식당을 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최 현/35세/탈북민·북한음식점 운영 : "저는 한국 올 때, 그리고 한국 와서 태권도 국가대표 되는 게 꿈이었어요 근데 이미 오니까 나이가 벌써 23살에 왔거든요 늦었더라고요 그래서 지방에 있는 대학을 다니면서 운동을 한 거죠 "] 북한에서 태권도 전문학교를 다녔다는 최 현 씨 한국으로 넘어와 대학을 졸업하고 태권도 사범 일을 시작했지만, 가족을 부양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운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최 현/35세/탈북민·북한음식점 운영 : "한국 와서 일단 안 해본 일은 없어요 막노동은 다 했어요 (용접으로) 큰 차, 화물차 만들고 자동차 페인트칠하고 이런 거 있잖아요 그걸 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온 몸이다 데잖아요 "]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했지만, 생각과 다른 현실에 막막했는데요 북한 음식점 개업은, 최 현 씨에게 마지막 희망이 된 셈입니다 [최 현/탈북민·북한음식점 운영 : "저는 어릴 적부터 순탄한 삶을 한 번도 산 적이 없어요 어머님 빨리 돌아가시고 그래서 여기 한국에 와서도 자꾸 순탄하지 않더라고요 노력하면 되겠죠 지금 해볼 때까지 한 번 해보는 거죠 "] 새로운 삶을 꿈꾸며 떠나온 고향 잘해보려는 노력과 달리 한국에서의 삶은 늘 녹록지 않았는데요 새로운 시작을 한 지도 어느덧 5개월, 힘든 시기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분이 있습니다 며칠 뒤, 휴일을 맞아 외출에 나선 최 현 씨를 다시 만났습니다 [최 현/탈북민·북한음식점 운영 : "여기 자주 와요 자주 오는 누나 집(가게)인데 제가 음식 할 줄 모르니까 저를 처음부터 가르쳐 주신 분 찾아오고 있어요 "] 반갑게 맞이해주는 사람은 고향 누나 최은옥 씨 북한 음식점을 운영한 지 6년째 된다는 은옥 씨는 최 현 씨의 요리 스승입니다 #탈북민 #자영업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