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장애우들이 만드는 ‘달콤한 도시’ | KBS 201008 방송
[앵커] 꿀벌은 식물이 열매를 맺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죠 세계 100대 농작물 중 70%가 꿀벌에 수분을 의존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꿀벌의 중요성을 알리면서 장애인의 자립도 돕는 도시양봉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양봉이라면 산 중턱, 시골에서나 가능할 것 같지만 도시에서 전문적으로 양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도시양봉을 통해 사라져 가는 벌을 지키며 꿀과 꿀벌의 가치를 알리고 있는데요 더불어 발달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 장애와 비장애 구분 없이 모든 다양성을 존중하는 예비 사회적 기업을 만나봅니다 학교 교실에서 낯선 풍경이 펼쳐집니다 촘촘한 그물로 된 방충복을 입고, 손을 보호하기 위한 장갑도 챙깁니다 ["옥상에 양봉하러 가요~~"] 초등학교와 협약을 맺고, 옥상에서 도시양봉을 진행한 지 3년째 양봉이라면 으레 숲이나 산이 떠오르지만, 고온 건조한 도심 건물 옥상이 오히려 꿀벌에게는 살기 좋은 환경입니다 도시양봉업체 직원들은 매일 벌통을 관리하며 꿀벌의 상태를 점검하는데요 주변에 벌들이 죽었는지, 혹여라도 말벌의 공격은 없었는지 벌통 주변을 살피는 일도 중요합니다 ["여기 여왕벌이 있어요? 없어요? 여왕벌이 알을 낳아야 하는데, 말벌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벌통 안까지 들여다보며 여왕벌과 일벌들의 상태를 꼼꼼히 관찰합니다 [김태웅/도시양봉업체 직원 : "이게 (벌집을) 놓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많이 긴장했어요 (벌을 보면) 뭔가 신비롭고, 그런 것 같아요 "] 이 업체의 특징은 도시라는 양봉 장소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발달 장애우라는 점인데요, 도시양봉가로 전문 능력을 키우며,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을 꿈꾸고 있습니다 [박찬호/도시양봉업체 이사 : "저희 직원들이 발달장애가 있잖아요 발달장애가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고 있고, 육체적으로 이행하기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 벌통 점검을 마친 직원들 양봉장에서 꿀벌을 살피는 일 외에도 다른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업체가 운영하는 카페에서는 꿀을 이용한 음료와 디저트 메뉴가 인기 메뉴인데요 주문을 받은 직원은 천천히 정성을 담아 커피 한 잔을 만듭니다 아직 카페에서 쓸 꿀을 마련하기에 도시양봉만으로는 부족해 질 좋은 꿀을 생산하는 영세 양봉인들에게 공급받는데요 엄격한 검사를 통과한 꿀은 이곳의 또 다른 상품으로 가공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김지영/도시양봉 업체 대표 : "도시양봉가는 꿀벌만 보살피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꿀이 들어간 음료를 만드는 일도 하고, 꿀로 비누를 만들기도 하고, 여러 가지 음료나 화장품이나 많은 것들을 만들 수 있거든요 "] 발달장애인과 함께하는 도시양봉 회사를 설립한 사람들은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입니다 부모들은 아이가 성인이 되어 자립하는 길을 위해 고민했는데요, 지역에서 호감을 느끼며 사회적 가치와 함께 환경까지 생각하는 도시양봉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김지영/도시양봉 업체 대표 : "발달장애인 청년들이 함께 배워 도시양봉가로 활동을 하면서 환경운동에 참여하고요, 새로운 직업군 ‘도시양봉가’라는 직업을 가지며 지역사회와 함께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을 꿈꾸고 있습니다 "] 꿀벌은 최고의 꽃가루 매개자인데요 꿀벌이 사라지면 과일과 채소, 식물이 함께 사라지고 나아가 인류의 삶마저 위협받게 됩니다 세계적으로 꿀벌이 점점 사라지는 가운데, 이미 해외에서는 생태계 회복의 방법으로 도시양봉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박찬호/도시양봉 업체 이사 : "양봉을 접하고 나서 꿀벌이 우리 생태계에 인간과 얼마나 중요한 관계인지 알게 됐거든요 꿀벌이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존재고, 꿀벌을 키워야지만 또 인간도 살 수 있는 순환구조가 우리 생태계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점점 사라져 가는 꿀벌을 인간의 터전인 도심에서 되살리려는 노력이 장애우들의 손을 통해 이뤄집니다 #장애우 #도시양봉 #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