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06. 05 9세 학대 사망‥"민법 '부모 징계권' 삭제 촉구"

최근 의붓 어머니가 9살 초등학생을 7시간 동안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가로 44㎝, 세로 60㎝의 조그마한 가방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 이송됐지만,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는데요 계모는 아이가 거짓말을 해 훈육 차원에서 혼을 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동시민단체에서는 부모의 체벌을 금지하기 위한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승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8년 발생한 아동학대는 모두 2만4천여 건 이 가운데 80 3%가 가정 내에서 이뤄졌습니다 아동학대 가해자 4명 중 3명 이상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였고, 초중고 교사나 친인척,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은 소수였습니다 이 같은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해 아동단체들은 민법에 규정된 부모의 징계권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민법 제915조에는 '친권자는 보호 또는 교양을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 '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사랑의 매'라는 명분으로 자식에 대한 체벌이 공공연하게 허용되는 근거입니다 그동안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법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됐지만, 1958년 민법이 제정된 이후 요지부동입니다 인터뷰: 정태영 사무총장 / 세이브더칠드런 "훈육을 하기 위해서 꼭 물리적인 폭력을 써야 하느냐는 것은 요즘 같은 시대에는 맞지 않는 개념이죠 체벌을 제외한 훈육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조항에 넣기를 저희는 촉구하는 바입니다 " 전문가들은 아동에 대한 체벌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강조합니다 스웨덴과 핀란드 등 전 세계 56개 국가들은 가정을 포함한 모든 장소에서 아동 체벌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산하 법제개선위원회는 지난 달 민법의 징계권을 삭제하는 등 아동 체벌 금지를 위한 규정을 개선하라고 권고한 바 있습니다 EBS 뉴스 오승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