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7 [기자가 간다] 교육현장 곳곳 '일제 잔재'‥전국서 청산 움직임

2019.02.27 [기자가 간다] 교육현장 곳곳 '일제 잔재'‥전국서 청산 움직임

이곳은 광주에 있는 광주학생운동기념공원입니다 1929년 일제 강점기 시절 광주지역 학생들이 일으킨 항일독립만세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공원인데요 바로 뒤편을 보시면 1920년 개교한 광주제일고가 있습니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이 시작된 학교가 바로 광주 제일고의 전신 광주고등보통학교인데요 그런데 이 학교의 교가가 다름 아닌 친일파가 작곡한 곡인 것이 알려지면서 최근 교가 교체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교가의 작곡가 이흥렬은 군가 진짜사나이와 어머니의 마음으로 대중에게도 친숙한 작곡가입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친일음악단체인 대화악단의 지휘자를 맡아 지난 2009년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습니다 지난해말 교가가 친일파의 곡인 것이 뒤늦게 논란이 되면서 학교는 교가 교체를 위한 의견수렴에 들어갔고 교내 구성원 95%가 찬성했습니다 새 교가는 이 학교 동문인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작곡가 김종률씨가 맡고 가사는 학생들이 새로 쓸 예정입니다 인터뷰: 이승오 교장 / 광주제일고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시작하는 발원지의 학교인데 그런 학교에서 친일파가 작곡한 교가를 부른다는 사실은 사실 역사적인 아이러니죠 우리의 미래를 담는 우리의 교가를 학생들이 작사하고…" 광주 지역에서 이 학교를 포함해 15개 학교가 친일파가 만든 교가를 올해 안에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광주시교육청도 친일 잔재 청산 TF를 꾸려 이들 학교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철영 장학관 / 광주시교육청 혁신교육과 "학교 현장의 친일 잔재를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청산을 구체적으로 하는 것을 돕고 이것을 정리해서 역사적인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 교육현장의 친일 잔재 청산 움직임은 광주를 시작으로 충청과 울산, 인천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들 교육청은 교가뿐만 아니라 교목과 동상, 행정용어 등 학교 문화 전반에 걸쳐 청산 작업에 나선단 계획입니다 김지철 교육감 / 충남교육청 "교실에 남아 있는, 책 속에 남아 있는 또 말 속에 남아 있는 친일 잔재들, 또는 일제의 잔재들을 거둬내는 작업들을 꾸준히 해나가면서…" 이곳 고려대앞 도로는 지난해까지 인촌로라고 불렸습니다 그런데 고려대의 설립자 인촌 김성수의 친일행적이 대법원에서 인정되면서 성북구청이 도로명 변경에 나선 건데요 이로써 이 일대 1천5백여개 주소도 모두 이렇게 고려대로로 바뀌게 됐습니다 도로명 교체를 위해선 한 달 안에 주소 사용자 9천여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했습니다 성북구청 직원들은 주말과 저녁시간을 반납해가며 일일이 가정을 방문해 주민동의를 받아냈고, 이달 도로명 표지판 교체까지 마무리했습니다 인터뷰: 이승로 구청장 / 서울시 성북구 "11월, 12월 엄동설한에 직원들이 동의를 받기 위해 가가호호 무려 다섯 번씩이나 방문한 가구도 있어요 주민들이 쉽게 동의를 해주셔서 약 60% 가까이 동의를 받아서…" 교육계에서도 친일 잔재 청산의 목소리는 높습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서울 시내 초중고 113곳의 교가가 친일파가 만든 곡이라며 친일 잔재 청산을 위해 지자체와 교육청이 나서라고 요구했습니다 교총은 일제식 용어인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바꾸자고 제안했습니다 역시 일제식 용어인 교육감, 교감을 각각 교육청장과 부교장으로 바꾸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3 1 운동 100주년을 맞는 올해 일제의 잔재를 지우기 위한 교육계의 노력들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BS뉴스 송성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