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4일 대림4주일 감사성찬례 [성공회대학로교회]

2023년 12월 24일 대림4주일 감사성찬례 [성공회대학로교회]

2023년 12월 24일 대림4주일 감사성찬례 [성공회대학로교회] 독서: 사무하 7:1-11,16 시 편: 성모마리아송가 복음서: 루가 1:26-38 집전 / 설교 : 김장환 엘리야 사제 말씀묵상: 기다리시는 하느님 by 김장환 엘리 사제 성탄은 하느님께서 사람으로 오신 사건으로 성육신이라고 합니다 오늘 복음은 성탄이 시작되는 사건의 기록입니다 교회력으로 ‘성모수태고지 축일’에 읽는 말씀입니다 천사장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성자를 잉태하게 될 것을 알리는 내용을 수태고지라고 합니다 성육신은 하느님께서 예언자 나단을 통해 다윗에게 하신 약속이 성취된 사건입니다 오늘 1독서에 그 약속이 나와 있습니다 “네 왕조, 네 나라는 내 앞에서 길이 뻗어나갈 것이며 네 왕위는 영원히 흔들리지 아니하리라 "(삼하 7:16) 다윗언약이라고 합니다 천사장 가브리엘은 마리아에게 수태고지를 하면서, 예수가 바로 이 약속을 성취하러 오신 하느님이심을 말합니다 “그 아기는 위대한 분이 되어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에게 조상 다윗의 왕위를 주시어 야곱의 후손을 영원히 다스리는 왕이 되겠고 그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 하고 일러주었다(루가 1:32-33) 예수님이 다윗의 왕위를 이어 영원히 다스리는 그의 나라는 어떤 나라입니까?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예수의 탄생으로 카이사르 로마황제가 왕이 아닌, 예수가 왕이 되는 하느님의 나라가 이 땅에 시작된 것입니다 복음서는 예수님을 통해 이 땅에 시작된 하느님의 나라를 증언하는 말씀입니다 구약의 마지막 책인 말라기 이후부터 세례 요한이 등장하기 전까지를 하느님의 예언이 끊긴 신구약 중간기라고 합니다 하느님이 침묵하고 계시는 기간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없으면 하느님이 부재하다고 느낍니다 그러면 이 기간 동안 하느님은 무엇을 하고 계셨을까요? 불순종으로 끝내 하느님을 떠난 이스라엘을 포기하신 걸까요? 이스라엘을 통해 이 땅에 하느님의 나라를 세우시고자 하신 당신 자신의 비전을 포기하신 걸까요? 하느님은 신실하십니다 신실함이란 약속을 반드시 이루는 것을 말합니다 하느님은 분명히 다윗의 후손을 왕으로 세우고 그 나라가 영원할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오래된 약속, 다윗언약이 어떻게 성취되었습니까? 여기서 자신의 언약을 이루어 가시는 하느님의 방법을 알게 됩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을 지으실 때 반드시 사람과 함께 역사를 경영하시기로 결정하셨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사랑이시기에, 강제적으로나 일방적으로 하느님의 뜻을 이루지 않으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과 함께 일하시며 그 영광을 함께 누리십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그런 사람을 찾으십니다 하느님께서 찾으시는 사람의 기준은 하느님께서 다윗을 택하실 때 하신 말씀에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야훼께서는 사무엘에게 "용모나 신장을 보지는 말라 그는 이미 내 눈 밖에 났다 하느님은 사람들처럼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겉모양을 보지만 나 야훼는 속마음을 들여다본다" 하고 이르셨다(삼상 16:7) (개역개정)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 속마음, 중심을 보신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순전한 마음입니다 이런 마음을 충忠이라고 합니다 충忠을 한자어로 풀이하면 마음의 중심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신구약 중간기, 예언조차 끊긴 암흑의 시기에 마음의 중심으로 주님을 경외하고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자신의 삶을 드리며 그 영광을 함께 할 믿음의 사람을 찾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마리아를 보셨습니다 루가 1장 38절을 보십시오 남자를 모르는 처녀로서 생명을 잉태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왜 마리아가 모르겠습니까? 정혼한 요셉으로부터 파혼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간음한 여인이라고 돌에 맞아 죽임을 당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자신의 몸을 주님께 내어드립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 자신의 삶, 전 존재를 주님께 봉헌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순종이라고 합니다 충성은 순종으로 나타납니다 믿음이 있다는 말은 하느님의 뜻에 자신의 전존재를 걸고 순종하는 것을 말합니다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만났을 때 엘리사벳이 마리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 "(루가 1:45) 하느님은 엘리사벳의 입을 통해서 마리아의 믿음을 칭찬하십니다 성서에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언약하신 말씀들이 넘쳐납니다 그 가운데 내게 주시는 말씀에 순종하면, 약속대로 일하시는 하느님을 경험합니다 2023년 한 해 어떤 말씀을 붙들고 살아 오셨는지요? 그 말씀대로 행하시는 하느님을 경험하셨는지요? 하느님은 우리가 순종할 때, 말씀하신 대로 행하시는 신실하신 분이십니다 다만, 주님의 때에 주님의 방법으로 이루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가 142장으로 이 믿음을 고백합니다 “주님의 시간에 주 뜻 이뤄지기를 기다려 하루하루 살 동안 주님 인도하시니 주 뜻 이룰 때까지 기다려 기다려 그 때를 주 뜻 이뤄지기를 기다려 주 뜻 이루어질 때 우리들의 모든 것 아름답게 변하리 기다려” 말씀드린 대로 하느님께서는 자신의 뜻을 이 세상에 이루어가는 일을 믿음의 사람과 함께 하십니다 하느님의 요청에 협력하는 사람은 세상적인 성공이나 부귀영화가 아닌 고난과 희생을 당하게 되지만, 성서는 이것을 은총이라고 말합니다 하느님의 협력자로 살아가는 것 이상 존귀하고 위대한 삶이 없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마리아를 공경하는 이유입니다 지금 세상은 하느님을 무시하고 그분의 뜻에 불순종함으로 깨어지고 신음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알지 못한 채 불의한 사회 구조 안에서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지 못하고 있으며, 하느님이 창조하신 피조세계는 파괴되어 지구의 종말이 가까이 오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영혼을 구원하고 생명과 평화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며 기후정의, 생태정의를 이루어가는 주님의 뜻에 협력할 믿음의 사람을 찾고 계십니다 우리도 마리아처럼, 나를 통해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 고백하며, 주님의 은총을 입은 자로 살아가기를 결단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