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의 백일법문 80] 유식의 심의식이란 무엇인가?
『해심밀경』에 따르면 제8아뢰야식은 인간의 업을 모두 저장하고, 윤회의 주체가 되는 동시에 억겁에 걸쳐 퇴적된 근본무명이다 그래서 성철 스님은 “중도와 연기와 진여를 바로 깨치려면 심의식의 근본무명인 아뢰야식을 해결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근원적 무명을 밝히지 않고는 “중도나 연기나 불성을 깨칠 수 없다 ”는 것이다 『백일법문』에서 말하는 깨달음은 유식설을 수용하고 있기 때문에 구경각을 성취해야만 완전한 깨달음이라고 한다 깨달음이란 일상 속에서 법문을 잘 듣거나 문자를 해독하여 머리로 잘 이해하는 것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런 기억들은 삶이 지속되는 순간에는 작동하지만 죽음과 함께 사라지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가장 근원적인 고통은 생사윤회라는 것은 불교의 기본적인 전제에 해당한다 따라서 해탈은 그와 같은 근원적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토론과 대화를 통해 얻어진 인식은 전원을 끄면 사라지는 RAM의 기억과 같아서 생이 끝나는 순간 소멸하고 만다 따라서 성철 스님이 말하는 구경각은 단지 제6식 차원에서 나타나는 인식의 변화, 이성적 차원의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스님이 말하는 깨달음이란 유식의 심의식설을 수용하여 근원적 무명의 단절, 생사의 종언, 윤회전생의 종결이라는 종교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성철 스님은 “우리가 자성을 바로 깨치려면 아뢰야식을 두드려 부수지 않고는 절대로 대자유한 대열반을 증득할 수 없다 ”고 단언했다 그 이유는 “공부를 아무리 잘 해서 오매일여가 완전히 되어 무심경계에 이르러도 거기서 살아나지 못하면 제8마계이지 견성은 아니다 ”는 것이다 근본무명을 깨지 못하면 아무리 스승의 법문을 잘 기억하고, 좋은 말을 되새김질하고, 밤 새워 토론해도 깨달음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성철스님 #심의식 #유식심의식 * 백련불교문화재단 * 성철선사상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