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본색] 올해 더 아름다운 단풍…고운 빛깔의 비밀은? / YTN 사이언스

[과학본색] 올해 더 아름다운 단풍…고운 빛깔의 비밀은? / YTN 사이언스

■ 이혜리 / 과학뉴스팀 기자 [앵커] 화제의 뉴스를 골라 과학 기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는 '과학 본색' 시간입니다 스튜디오에 이혜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 준비하셨나요? [기자] 네 이제 정말 완연한 가을인데요 이맘때면 늘 고운 단풍을 볼 수 있죠 매년 보는 단풍이긴 하지만 어쩜 이렇게 같은 시기에 고운 빛깔을 자랑하는지, 신기하기도 한데요 그래서 오늘은 이 단풍에 얽힌 재밌는 과학 이야기를 준비해봤습니다 [앵커] 네, 도심 곳곳에 울긋불긋 물들었더라고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녹음이 짙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옷을 갈아입었어요 원래 잎에서 색소를 금방, 만들어 내는 건가요? [기자] 사실 나뭇잎에는 녹색의 엽록소 외에도 주황색을 띠는 카로틴과 노란색의 크산토필 등의 색소가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일조량이 풍부해서 광합성이 활발한 계절에는 엽록소가 꾸준히 생성되기 때문에 다른 색소들이 눈에 잘 띄지 않는 건데요 그런데 기온이 낮아지는 가을이 되면 월동 준비하기 위해 나뭇잎은 잎자루와 가지 사이에 세포층을 만듭니다 이를 '떨켜'라고 하는데요 이 '떨켜'가 양분과 수분이 잎으로 가지 않게 이동을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때부터 잎 안에 있는 엽록소는 파괴되기 시작하는데요 엽록소가 파괴되면서 녹색에 가려져 있던 다른 색소들이 제 빛깔을 내기 시작하는 겁니다 물론 엽록소 외에 다른 색소도 분해되기도 합니다만, 엽록소보다는 천천히 분해가 되기 때문에 알록달록한 빛깔을 선보이게 되는 겁니다 특히, 또 이때 일부 나무의 경우에는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를 새롭게 합성해서 붉은색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앵커] 그러니깐 가을에 낮의 길이가 좀 짧아지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엽록소 대신에 다른 색소가 나타나는 게 단풍이 물이 드는 원리이군요 그럼 나무마다 단풍 색이 다른 건, 나무가 가진 색소가 다르기 때문인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나무마다 색소들의 함량도 다르고요, 또 어떤 나무는 붉은색의 안토시아닌을 합성하기 때문에 붉은색을 보이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올해 특히 단풍이 예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어요 특별한 그런 이유가 있나요? [기자] 네, 보통 일교차가 크고, 청명한 날씨가 이어졌을 때 고운 단풍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방금 말씀드렸던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가 일교차가 클수록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올해 일교차가 큰 폭으로 벌어지면서 이런 조건이 충족된 셈입니다 구체적인 조건을 좀 따져보면, 우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안 되고요 온도가 서서히 내려가면서 햇빛이 좋아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너무 건조할 날씨가 이어지면 단풍이 들기 전에 잎이 타게 되어 맑은 단풍을 보기 어렵기 때문에 지나치게 건조하지 않은, 알맞은 습도가 유지돼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단풍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온도, 햇빛, 수분을 꼽습니다 이 때문에 이맘때의 평균 기온과 일조시간, 그리고 가뭄 여부 등이 단풍의 품질이나 단풍이 드는 시기, 이런 것들을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사실 가을이면 당연하게 예쁘게 물든 단풍을 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조건들이 까다롭네요 그런데 어떻게 나무가 이런 기온이나 일조 시간 등의 변화를 알아채는지 새삼 놀랍네요 [기자] 사람도 밤이 되면 졸리고, 해가 뜨면 일어나서 활동하듯이, 나무에도 '생체 시계'가 존재합니다 나무 [YTN 사이언스 기사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