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선원 4명 퇴원…“지옥 같은 조건에서 생존” / KBS뉴스(News)
옆으로 넘어진 대형 화물선 안에 갇혀 있다가 구조된 우리 선원들이 모두 퇴원했습니다 이들이 갇혀 있던 사고 선박 내부의 환경이 얼마나 가혹했는지에 대한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폭염과 암흑 속에 제대로 발 디딜 곳조차 없었던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이재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이틀 만에 바깥 공기와 만난 선원이 부축을 받아 힘겹게 걸음을 옮깁니다 몸은 벌겋게 달아올랐고, 체온을 식히려 얼굴에 물을 뿌립니다 사고 당일 브런즈윅의 최고 기온은 섭씨 34도, 선체 내부 온도는 무려 65도 이상으로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배 안엔 마실 물마저 부족해 선원들은 탈진 상태에 내몰렸습니다 [존 리드/미국 해안경비대 지휘관 : "마지막으로 구조된 선원은 깨끗한 물이나 음식을 접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 설상가상으로 배에 불까지 나면서 구조대 투입은 계속 늦어졌습니다 그러는 동안 생존자들은 "인간이 처할 수 있다고 상상 가능한 최악의 상태"를 마주하고 있었다고 구조팀은 전했습니다 이들은 화물선 가장 아래쪽 기관실에 갇혀 있었는데, 수심 11미터 해상에 배가 쓰러지면서 안으로 물이 쏟아져 들어온 겁니다 이 때문에 물 위에 겨우 드러난 파이프와 난간 위에서 30시간 이상을 버텨야 했습니다 배 안은 암흑 상태, 화재 연기와 기관실 매연까지 선원들을 괴롭혔습니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생존자들은 선체를 두드려 위치를 알렸고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검진 결과 건강에 이상이 없어 모두 퇴원했습니다 [션 코건/구조대 : "솔직히 말해서 그 배에 있던 선원들은 아마 내가 본 사람 중 정신적으로 가장 강한 사람들일 겁니다 "] 이제는 선박 이동과 기름 유출 방지로 사고 수습 초점이 바뀐 상황 미 해안경비대는 화물선을 옮기는데 최대 몇 달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재희입니다